쉬쉐위안 주미 중국대사 대리의 17일 워싱턴포스트 기고문. 워싱턴포스트 누리집 갈무리
미국에서 활동하는 중국 외교 당국자가 17일 미 언론 기고문을 통해 ‘기구 사건’의 “적절한 처리”를 제안했다. 사건을 더이상 확장하지 않기를 바라는 중국 당국의 뜻을 담은 것으로 보인다.
쉬쉐위안 주미 중국대사 대리는 이날 <워싱턴포스트>에 ‘표류하는 기구에 의해 중·미 관계가 잘못 가서는 안된다’는 제목의 기고문을 냈다. 그는 기고문에서 최근 미국에서 발견돼 지난 4일 격추된 기구가 민간용이며, 미국의 대응이 과도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도 이 문제로 인해 미·중 관계가 악화하지 않기를 바란다는 뜻을 밝혔다.
쉬 대사 대리는 “기상 연구용 풍선이 편서풍과 제한적인 자동 조종 능력으로 인해 의도치 않게 미국 영공에 진입했다. 중국은 최단 시간 내에 이런 세부 정보를 미국에 제공했지만 미국은 인민해방군 소속 ‘첩보용 기구’로 분류하고 격추했다”며 “미국의 과잉 대응이 상황을 악화시켰고, 중·미 관계에 새로운 상처를 남겼다”고 주장했다. 이는 중국 외교부 등의 기존 주장과 동일하다.
그는 이어 기구 문제를 적절히 해결하자고 제안했다. 쉬 대사 대리는 “양국간 많은 문제가 전략적 오판에서 비롯되며 기구 문제는 또 다른 예”라며 “하지만 두려워 할 필요가 없다. 중요한 것은 선의와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과 미국은 이 기구 사건을 적절히 다룸으로써 양국이 서로 존중하고 양국 간 차이를 관리하며 충돌을 피하도록 책임 있게 행동할 수 있다는 것을 자국민과 세계에 입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쉬 대사 대리는 “우리는 미국이 중국과 협력해 표류하는 기구 하나가 양자 관계를 잘못된 방향으로 끌고 가게 두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며 “우리는 중미관계가 건전하고 안정적인 발전 궤도로 복귀할 수 있도록 이 상황이 잘못된 방향으로 더 나아가는 것을 방지할 구체적인 조치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베이징/최현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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