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파엘 그로시 세계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6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이사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세계원자력기구(IAEA)가 북한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여전히 핵활동을 하고 있는 징후가 보인다고 밝혔다.
라파엘 그로시 세계원자력기구 사무총장은 6일(현지시각)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정기 이사회 모두 발언에서 “지난해 11월 이사회와 총회에 보고한 이래로 세계원자력기구는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모니터해왔다”며 이처럼 밝혔다. 그는 “풍계리 핵실험장은 여전히 핵실험을 지원할 준비가 돼있다. 실험장 내 3번 갱도 근처에서 활동 조짐이 계속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4번 갱도로 가는 길은 재건됐지만 4번 갱도에서 굴착 동향은 관찰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 지역에 대한 위성사진을 판독해 본 결과 북한이 대형 핵 실험이 가능한 4번 갱도 활용을 위해 진입로 등을 건설하는 모습이 관찰된 바 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평안북도 영변의 핵시설에 대해서도 모니터를 계속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5MW 원자로와 원심분리기 농축 시설이 계속 가동 중으로 보이는 징후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9월 말~10월 초 북한이 영변 실험용 경수로 냉각시스템을 테스트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고, 10월에는 경수로의 냉각수 출구 수로가 바뀌었다고 보고했다. 하지만, “폐기물 처리와 유지보수 활동으로 보이는 방사화학 연구소의 간헐적 활동은 지난해 9월 말 이후로 중단됐다”고 밝혔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결론적으로 북한의 핵실험장이 다시 열린 것은 심각한 문제이며 무척 우려스럽다고 강조하며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지속하는 것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명백히 위반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 북한에 핵확산금지조약(NPT)에 따른 세이프가드 협정 이행해 신속히 협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북한은 2003년 핵확산금지조약에서 탈퇴한다고 선언했고, 2009년 이후 국제원자력기구의 세이프가드 협정 이행을 거부해 왔다. 그에 따라 북한 핵시설에 대한 세계원자력기구의 현장 검증 활동이 중단된 상태다.
김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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