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수단 하르툼 북부에서 한 남성이 신속지원군과 정부군이 충돌로 파괴된 중앙시장의 손상된 차량과 건물 근처를 걷고 있다. 로이터 통신
무력 충돌을 벌인 수단 정부군과 준군사조직 신속지원군(RSF)이 25일부터 사흘 간 예정된 72시간 휴전을 한 차례 더 연장하기로 합의했다.
<로이터> 통신은 수단 정부군을 이끄는 압델 파타흐 부르한 장군이 27일 성명을 내어 “72시간 동안 휴전을 연장하기로 합의했다. 새 휴전은 기존 휴전이 종료되는 시점부터 적용된다”고 밝혔다. 신속지원군도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인도적 휴전 조건에 대한 우리의 약속을 재확인한다. 72시간 동안 휴전을 연장하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27일 밤 완료될 예정이었던 휴전은 30일까지 지속된다.
이번 연장은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중재로 이뤄졌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72시간 휴전은 불완전하지만 그럼에도 폭력을 줄였다”면서 “우리는 정부군과 신속지원군 양쪽이 싸움을 중단하고 인도주의적 접근을 보장할 것을 국제 파트너들과 함께 촉구한다”고 말했다. 중재에 힘을 보탠 사우디아라비아 외교부도 휴전 연장을 환영하며 이 약속의 완전한 이행을 촉구했다. 사우디 외교부는 “우리는 적대 행위를 중단하고 인도주의적 접근을 보장하기 위해 대화에 참여하려는 양쪽 단체들의 의지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수단의 정부군과 신속지원군은 24일 미국의 중재로 25일부터 사흘 간 휴전을 첫 선언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무력 충돌이 끊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에도 수도 하루툼과 서부 다르푸르 등에서 충돌이 계속되고 있다. 다만 첫 휴전 이후 충돌의 강도가 약해져 세계 각국이 자국민을 철수시키고 수만 명의 수단인들이 격전지인 수도권을 벗어날 수 있었다.
유엔(UN)과 동아프리카 지역 연합체인 정부간개발기구(IGAD), 아프리카 55개국 연대체인 아프리카연합(AU)는 휴전 연장을 환영한다는 논평을 내놨다. 수단 사태에 관여하고 있는 네 나라인 미국·영국·아랍에미리트(UAE)·사우디아라비아 4개국도 성명에서 “우리는 그들이 적대행위를 중단하고 인도주의적 접근을 보장하기 위해 대화에 참여할 준비가 되어 있는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수단 보건부는 지난 15일부터 발생한 수단 정부군과 신속지원군의 유혈 충돌로 지금껏 사망자 512명, 부상자 4200여명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실제 희생자수는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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