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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대중국 수출 -27.7%…‘디리스킹’ 가장 절실한 건 한국이다

등록 2023-05-30 07:00수정 2023-05-30 09:25

현장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2023년 4월26일(현지시각) 미국 백악관에서 열린 국빈만찬 도중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기타를 선물받고 웃고 있다. AP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023년 4월26일(현지시각) 미국 백악관에서 열린 국빈만찬 도중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기타를 선물받고 웃고 있다. AP 연합뉴스

-27.7%와 -2%.

중국 해관총서(관세청)가 발표한 올해 1~4월 한국과 미국의 전년 대비 대중국 수출 증가율이다. 이 기간 한국의 대중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27.7%나 줄었다. 해관총서가 통계를 내는 27개 국가·권역 가운데 가장 감소폭이 큰 나라였다. 반면 미국은 2% 줄어드는 데 그쳐 12위에 머물렀다.

한발 더 나아가 미국의 대중 수입을 합친 전체 무역량을 보면, 미-중은 치열한 전략 경쟁 중에도 매년 신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지난해 양국 간 무역은 역대 최고치인 7594억달러(약 1008조5천억원)를 기록했다. 미국의 적자 폭은 무려 4042억달러였다. 이런 미-중 관계를 두고 장하준 런던대 교수는 최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금 미-중 경제는 거의 샴쌍둥이처럼 연결돼 있다”며 “중국은 미 국채를 가장 많이 보유한 나라이고, 미국은 중국에서 싼값에 소비재를 수입해왔다”고 평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021년 1월 집권 이후 인류는 ‘민주주의’와 ‘권위주의’ 사이의 ‘변곡점’ 위에 있다고 말해왔다. 민주주의라는 가치를 공유하는 동맹이 힘을 합쳐 권위주의 국가인 중·러의 도전을 꺾어야 한다는 의미였다. 하지만 최근 들어 변화의 조짐이 보인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지난 3월 말 새 대중접근법으로 ‘디커플링’(관계 단절)이 아닌 ‘디리스킹’(위험 완화)을 내세우자 미국이 이를 수용한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의 ‘책사’인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달 27일 브루킹스연구소 강연에서 “우리는 디커플링이 아닌 디리스킹과 다양화를 추구한다” “우리는 (중국과) 무역을 차단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디리스킹의 주요 대상으로 반도체와 배터리를 언급했다.

공교롭게도 미국이 설정한 디리스킹과 다양화의 대상인 반도체와 배터리는 한국 경제를 이끄는 핵심 수출품이다. 그리고 한국은 선택의 기로에 놓여 있다. 중국이 지난 21일 미국 메모리 반도체 업체인 마이크론을 제재하자, 미국은 한국에 ‘중국 시장에서 마이크론의 빈자리를 메우지 말 것’을 요구했다. 중국 외교부는 이 같은 미국의 움직임을 “결연히 반대”하고 있다.

배터리 역시 만만치 않다. 지난해 한국의 세계 배터리 시장 점유율은 약 25%로 중국에 이어 2위였다. 하지만 배터리 제조를 위한 핵심 원자재는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2차 전지 핵심 소재인 수산화 리튬의 경우 올 1~4월중국 수입액이 22억달러로 전년보다 12배 이상 급증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이후 지금까지 ‘자유’를 전면에 내건 ‘가치 외교’를 추구하며 한-미 동맹을 강화하고, 한-일 관계를 개선했다. 그로 인해 한-중 관계는 파국 직전에 몰려 있다.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는 26일 “한-중 관계가 나빠질 위험”을 우려하며 “그 원인과 책임은 중국에 있지 않다”고 경고했다.

미국과 유럽은 중국과 전면적 대결을 피하려는 ‘디리스킹’ 전략을 내놨다. 한국엔 ‘미국의 기술’과 ‘중국의 시장’ 모두 사활적이다. 중국과의 관계에서 미·일의 총알받이가 되지 않으려면 정교한 줄타기가 필요하다. 지구상에서 중국과 디리스킹이 가장 절실한 곳은 미국·유럽이 아닌 한국이다.

베이징/최현준 특파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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