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남중국해에 부유식 장벽 설치…필리핀, 철거 맞대응

필리핀 해경이 남중국해 스카버러 암초(중국명 황옌다오)에 중국이 설치한 부표의 밧줄을 자르고 있는 장면을 지난 25일 공개했다. 로이터 연합뉴스

중국이 필리핀과 영유권 분쟁을 빚는 남중국해의 한 암초 주변 바다에 ‘부유식 장벽’을 설치했다. 필리핀 정부는 이를 철거했고, 중국 외교부는 중국 허가 없이 필리핀이 침입했다고 주장했다.

필리핀 해안경비대는 25일(현지시각) 성명을 내어 지난 22일 남중국해 스카버러 암초(중국명 황옌다오) 주변 바다를 순찰하다 발견한 약 300m 길이의 부표를 철거했다고 밝혔다. 해당 부표는 이 지역 영유권을 놓고 분쟁 중인 중국이 ‘부유식 장벽’ 용도로 설치한 것이다. 필리핀 해경이 성명과 함께 올린 사진과 영상에는 중국 해경선 3척 등이 밧줄에 부표를 여러 개 이은 약 300m 길이의 부표를 설치하는 장면이 담겨 있다.

필리핀 쪽은 해당 해역에서 필리핀 어선이 나타나면 중국이 이런 장벽을 설치한다며, 필리핀 어민들의 생계 수단을 박탈하는 해당 장벽을 철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본 정부도 중국을 비판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에서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활동에 대해 우려를 갖고 주시하고 있다”며 “남중국해를 둘러싼 문제는 지역 평화와 안정에 직결된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 자국의 행동이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왕원빈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황옌다오는 중국 고유의 영토”라며 “필리핀 관용선박이 지난 22일 중국 허가 없이 황옌다오 근처 해역에 침입을 시도했다. 중국 해안경비대는 법에 따라 필리핀 선박을 몰아내기 위해 필요한 조처를 취했다”고 말했다.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를 놓고 갈등해 온 필리핀과 중국은 지난달 중국 해경의 ‘물대포’ 발사를 비롯해 잦은 충돌을 빚고 있다.

베이징/최현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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