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현지시각) 후티 반군이 장악하고 있는 수도 사나에서 예멘인들이 가자지구 팔레스타인 사람들과 연대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사나/AFP 연합뉴스
하마스를 지원한다는 명분으로 홍해 항로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는 예멘의 후티 반군이 “가자지구에 충분한 인도주의적 지원이 이뤄지지 않으면, 이스라엘로 가는 배를 공격하겠다”고 재차 경고했다.
아에프페(AFP) 통신은 9일(현지시각) 후티 반군이 이날 소셜미디어를 통해 낸 성명을 인용해 가자지구에 대한 충분한 인도주의적 지원이 이뤄지지 않으면 “시오니스트 독립체(이스라엘을 지칭)에게 가는 배의 통과를 막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후티 반군은 10월7일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의 전쟁이 시작된 뒤 이스라엘방위군(IDF)의 가자지구에 대한 공격이 이어지자, 홍해를 지나는 이스라엘 관련 선박들을 “합법적 표적”으로 삼아 공격한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이들은 이날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로 가는 배라면 국적과 관계 없이 “합법적 공격의 대상이 될 것”이라며 공격 범위를 넓혔다.
이에 대해 하마스는 아에프페에 보낸 성명에서 후티 반군의 결정을 환영하면서 “모든 아랍과 무슬림 국가들이 그들의 역사적인 책무와 기사도 정신에 따라 가자지구에 대한 포위를 풀기 위해 가진 모든 역량을 활용해 주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하지만, 차히 하네그비 이스라엘 총리 안보 보좌관은 자신들은 해상 봉쇄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세계가 이를 제거하는 행동을 취하지 않으면 우리가 (직접)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중동~아시아를 잇는 주요 운송로상에 위치하는 수에즈운하와 홍해는 세계 해상 컨테이너의 약 30%, 전체 상품 무역량의 12%가 지나는 곳이다. 지난 10월 개전 이후 이 지역을 지나는 이스라엘과 관련된 상선이나 미 구축함을 대상으로 한 후티 반군의 공격이 이어지고 있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