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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동성애는 서구적 악” 아프리카 마녀사냥

등록 2010-01-05 19:15수정 2010-01-06 14:59

우간다 목사들이 지난달 22일 수도 캄팔라에서 동성애 처벌 강화 법안 통과 지지 시위를 벌이고 있다. 목사들은 “의원들이 동성애자에게 ‘노’라고 말하면 표를 얻을 것” “버락 오바마는 물러서라”라고 쓰인 팻말을 들고 있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우간다의 동성애 처벌 강화 움직임에 대해 “시대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캄팔라/AP 연합뉴스
우간다 목사들이 지난달 22일 수도 캄팔라에서 동성애 처벌 강화 법안 통과 지지 시위를 벌이고 있다. 목사들은 “의원들이 동성애자에게 ‘노’라고 말하면 표를 얻을 것” “버락 오바마는 물러서라”라고 쓰인 팻말을 들고 있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우간다의 동성애 처벌 강화 움직임에 대해 “시대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캄팔라/AP 연합뉴스
우간다등 처벌법 도입 추진
“반 전통적 행위”시각 많아
미 보수적 교회 목사도 영향
세계 각국이 동성애자에 대한 권리를 꾸준히 넓혀가고 있지만, 아프리카에선 동성애자 처벌법이 강화되며 ‘마녀사냥 논란’까지 일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5일 우간다 의회가 추진중인 동성애자에게 최고 사형을 선고할 수 있는 법안이 국제적 논란을 낳고 있다고 전했다. 우간다 집권당의 데이비드 바하티 의원이 지난해 4월 제출한 이 법안은 18살 이하의 미성년 동성과 성관계를 맺거나 에이즈에 감염된 동성애자가 성관계를 가진 경우 사형을 선고할 수 있다는 내용을 뼈대로 하고 있으며, 올해 초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이 법안은 또 동성애를 조장하는 행동을 한 사람에겐 징역 7년형, 타인의 동성애 사실에 대해 알고 있으면서도 24시간 내에 당국에 신고하지 않았을 때는 3년형을 선고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 우간다에선 동성애 자체가 이미 불법이지만, 유례를 찾을 수 없을 만큼 강력한 처벌 조항을 담고 있는 이 법안은 인권침해 논란을 낳고 있다. 우간다 정부는 국제사회에서 비난 여론이 일자 최고 처벌 수위를 사형에서 종신형으로 낮추는 수준에서 이 법을 통과시킬 확률이 높다고 영국 <더 타임스>는 전했다.

우간다뿐 아니라 동부 아프리카지역 국가들도 최근 동성애자에 대한 처벌 움직임을 강화하고 있다. 우간다 이웃 나라인 르완다 의회는 동성애를 하거나 동성애를 조장하는 경우 징역 10년에 처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추진중이다. 브룬디는 지난해 4월 동성애에 대해 징역 2년형에 처한다는 법률을 통과시켰다. 케냐와 탄자니아에는 동성애를 처벌할 수 있는 법이 이미 존재한다. 아프리카 대륙 전체에서는 38개 국가가 동성애를 처벌하는 법안을 새로 도입하거나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은 전했다.

아프리카 동성애 혐오의 배경에는 동성애를 ‘서구적인 악’으로 보는 시각이 자리잡고 있다. 43살 우간다 기술자인 아서 오워드는 <더 타임스>에 “동성애는 자연스럽지 않으며 아프리카적이지 않다”고 단언했다. 미국 <시비에스>(CBS) 뉴스는 “아프리카에서 동성애는 반 전통적인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고 전했다.

동아프리카의 일부 보수적인 복음주의 교회도 이런 움직임에 일조하고 있다. 특히 미국 보수적 복음주의 교회 목사들이 우간다의 극단적인 동성애 처벌 법률 입안에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도 있다. 지난해 3월 릭 워렌 등 미국 보수적 복음주의 교회 목사 3명이 우간다에서 ‘동성애자를 이성애자로 치유하는 법’에 대해 강의를 했고, 한 달 뒤 우간다는 극단적인 동성애 처벌 법안을 처음 논의하기 시작했다. 워렌 목사는 이후 “동성애 처벌 강화가 반 인권적이며 반 크리스천적”이라고 거리를 뒀지만 미국 내에서 책임론이 일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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