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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차이나타운이 코리아타운 먹었다

등록 2011-01-03 20:16수정 2011-01-04 15:00

중국의 길 실험과 도전
1부. 변화하는 중국, 중국이 바꾸는 세계
② 뉴욕에서 중국의 미래를 보다 - 맨해튼도 차이나타운이 잠식중
뉴욕 맨해튼에서 지하철로 30분, 플러싱 메인스트리트역에 도착하니, 베이징이나 상하이 한복판에 온 듯하다. 온통 중국어 간판이고, 중국 야채가게, 중국식 꼬치구이 노점상, 중국신문 가판대에 맥도널드, 팜스테이트(보험사) 등 미국 회사 광고판도 중국어로 쓰여있다. 시계점에는 중국 배우 장쯔이의 사진이 커다랗게 붙어있고, 그 옆엔 중국 가수 쯔니의 콘서트 공연 포스터가 나란히 있다.

플러싱은 하루 유동인구 12만명으로, 뉴욕에서 3번째로 번화한 곳이다. 지금은 ‘차이나타운’이 됐지만, 10년 전만 해도 로스앤젤레스 다음 가는 미국 제2의 코리아타운이었다. 1930년대 유대인들이 정착한 이후, 이민자촌 역할을 해온 이곳은 70년대 흑인 슬럼가로 쇠락했으나, 한인 이민자들이 70년대 말부터 개척해 상권을 부활시킨 지역이다. 그러나 97년 홍콩 반환을 전후해 홍콩 부호들이 이곳 건물을 사들이기 시작했고, 이어 중국 개방과 맞물려 본토 중국인, 대만인들이 물밀듯이 들어오며 한인 가게들은 점점 외곽으로 밀려났다. 메인스트리트에 거의 유일하게 남은 한인 안경점은 고객도, 점원도 모두 중국인이다.

그나마 중심가 동북쪽 유니언로드에 일부 자리잡은 한인타운마저도 사라질 위기다. 중국·대만 자본이 결합한 ‘록펠러 개발’이 유니언로드 공영주차장 자리에 18층짜리 초대형 주상복합단지를 건설하기 때문이다. 공사가 시작되면, 주차공간이 사라지고 공사먼지 등으로 그나마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한인상권들은 고사할 수 있다. 지역 한인들은 몇년 간 반대운동을 벌였지만 공사는 코앞이다. 25년 전 미국으로 이민 온 아버지에 이어 플러싱에서 2대째 ‘임 보석’을 운영하는 유니언소상인연합회 회장인 임익환(38)씨는 “플러싱 한인 상권은 사라질 운명에 처해있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한인들이 정치에 눈을 뜬 게 소득이라면 소득”이라고 말했다.

차이나타운의 확장은 맨해튼의 ‘리틀 이태리’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리틀 이태리는 1890년대부터 이탈리아 이민자들이 진출해 이탈리아풍 식당과 패션 상점들이 밀집된 곳으로, 1930년대 최전성기에는 유동인구가 30만명에 이르렀다. 그러나 지금은 피자 가게 옆에 중국 음식점이 생기는 식으로, 차이나타운은 확장되고, 리틀 이태리는 오그라드는 형세다.

97년 홍콩 반환, 2000년대 이후 중국 개방 등으로 유학생과 중국 본토의 신규 이민자들이 몰려들면서 차이나타운의 번성은 미 대도시 어디서나 진행되고 있다. ‘홍콩 또는 대만인 가게 주인과 막 건너온 본토 이민자 점원’은 차이나타운의 공식이다.

뉴욕/권태호 특파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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