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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한·중·일 우파 득세에 외교 실종…격전장 된 센카쿠·독도

등록 2012-08-19 20:08수정 2012-08-20 08:56

한·중 20돌-중·일 40돌 격랑의 동아시아
① 커져가는 국수주의
중 단체 센카쿠 상륙 이어 일 지방의원 등 10명도 감행
MB 독도 방문이 촉발…일 ‘자위대 활용’ 강경책 주문 봇물
3국 정부 모두 국내 여론만 쳐다봐…외교는 설자리 잃어

일본이 실효지배중인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의 섬에 홍콩 단체 소속 활동가들이 지난 15일 상륙한 데 대한 맞대응으로 19일 일본 우익인사 10명이 상륙했다. 중국 20여개 도시에선 대규모 반일시위가 벌어졌다. 일본은 한국에 대해 국제사법재판소에 독도 문제 제소 이외에도 추가 대응책 검토에 들어갔다. 한-중 수교 20돌(8월24일)과 중-일 수교 40돌(9월28일)을 앞둔 올여름, 민간인들의 민족주의적 성향에 우파 정치권이 결합하며 동아시아는 말 그대로 격랑 속에 놓였다.

19일 오전 7시30분 일본 우익인사 10명이 일장기를 휘날리며 센카쿠열도의 주섬인 우오쓰리시마에 상륙했다. 여기에는 도쿄도의회 의원 등 지방의회 의원 2명이 포함돼 있었다.

일본 정부는 이들의 섬 상륙을 불허했지만, 이들은 섬 근처 해상에서 위령제를 지내겠다고 밝힌 ‘일본의 영토를 수호하기 위해 행동하는 의원연맹’(회장 야마타니 에리코 자민당 의원) 소속 여야 의원 8명 등 150명의 일행에 섞여 배를 타고 섬 근처에 있다가, 헤엄쳐 섬에 올랐다.

중국은 주중 일본대사를 불러 강하게 항의했다. 친강 외교부 대변인은 “일본 우익세력들의 불법행위는 중국의 영토주권을 침범한 것”이라며 “외교부의 책임자가 이미 주중 일본대사와 엄정히 교섭해 강렬히 항의하고, 일본이 중국 영토주권을 훼손하는 행동을 중단하도록 요구했다”고 말했다. 센카쿠열도는 지난 1주일 사이 중국과 대만, 일본 국기가 번갈아 나부끼며 동아시아 격동의 상징이 됐다.

이명박 대통령의 10일 독도 깜짝방문은 이 여름의 동아시아 지형도를 바꿔놓은 첫 계기였다. 여기에 ‘일왕 사과’ 발언과 ‘일본이 예전 같지 않다’는 발언이 이어졌다. 열흘 가까이 일본에선 우파 세력이 정부의 ‘허약한 대응’을 거세게 비판하고 있다. 다니가키 사다카즈 자민당 총재는 “영토 문제가 계속되는 것은 정부가 무르게 대응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강경한 대응을 주문했다. 원래 민주당 안에서도 보수적인 인물로 꼽히는 노다 요시히코 총리는 이런 우파들의 목소리를 업고 한국에 대해 “불퇴전의 결의로 대처하겠다”(17일 발언)고 나섰다.

이에 따라 나가시마 아키히사 총리 보좌관은 이날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센카쿠열도 방위를 겨냥해 영해 경비에 자위대를 활용하도록 법 개정 필요성을 밝혔다. 그는 또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과 일왕에 대한 사과 요구에 대해서는 “미래지향의 일-한 관계 구축을 위해 (한국을) 배려해왔지만 이제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고 말했다. 지한파 의원인 마에하라 세이지 민주당 정조회장도 방송에 출연해 한-일 통화스와프 협정 축소를 “이번 사태와 전혀 별개라고 분리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일본 우익의 댜오위다오 상륙이 알려지자 이날 중국 항저우·선전 등 대도시 곳곳에서 대규모 반일시위가 벌어졌다. 강제송환된 홍콩 시위대는 10월에 다시 센카쿠에 상륙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에서 격렬해지는 누리꾼 중심의 반일시위는 역사 문제가 그 배경이라곤 하나 급성장한 중국의 지위를 바탕으로 ‘대중화 의식’이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많다.

한-일, 중-일 관계의 불길에 가려져 있지만, 한-중 관계 역시 껄끄럽기는 마찬가지다. 최근 한-중 수교 기념행사에 참석한 중국 인사들은 한국의 일부 정치세력이 김영환씨 고문 문제를 정치화한다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이희옥 성균관대 교수는 “대통령과 정부가 임기 말에 너무 공격적으로 ‘중국에 할 말을 해야 한다’는 태도로 접근하고 있다”며 “국내 문제에 발목 잡힌 외교를 하면서 중국, 일본, 북한과의 외교가 모두 풀리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상 3국 정부가 모두 국내 여론만 쳐다보며 외교 쪽은 마비된 상태라는 지적이 나온다. 2005년 노무현 대통령의 ‘동북아 균형자’론, 2009년 하토야마 유키오 일본 총리의 ‘동북아 중시 외교’처럼 불과 몇년 전 동북아 공동체론을 두고 활발했던 논의는 2012년 여름 길을 잃었다. 베이징 도쿄/박민희 정남구 특파원 minggu@hani.co.kr

[김어준의 뉴욕타임스 185회 제1부] 3년만의 독도 외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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