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우익 센카쿠 상륙 상황
19일 밤 9시 21척의 배가 일본 오키나와현 이시가키섬을 출발했다. 2차 세계대전 때 센카쿠열도 근처에서 미군 공격으로 배가 침몰해 숨진 이들을 위한 위령제를 열기 위해서였다. 초당파 의원 모임인 ‘일본의 영토를 수호하기 위해 행동하는 의원 모임’(대표 야마타니 에리코 자민당 의원) 소속 여야 의원 8명 등 150명을 태운 배는 새벽 5시30분께 센카쿠열도 해역에 도착했다.
의원 모임은 애초 센카쿠열도 상륙을 허가해달라고 정부에 요청했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홍콩 활동가 등이 의원들의 상륙을 저지하겠다는 명분을 내세워 센카쿠열도로 배를 출항하자 허가를 내주지 않은 바 있다.
이날 해상보안청의 배는 위령제에 참가한 이들의 배에서 100m가량 떨어진 곳에서 ‘배를 섬에 대지 말고, 섬에서 멀리 떨어지라’고 확성기로 알렸다. 그러나 7시30분께 ‘힘내라 일본, 전국행동위원회’라는 우익단체 소속 10명이 배에서 헤엄쳐 우오쓰리섬에 상륙했다. 이들은 “섬의 가장 높은 곳에 일장기를 내거는 것이 상륙 목적이었다”고 위령제 행사를 동행 취재한 <아에프페>(AFP) 통신 기자에게 말했다. 고사카 에이지 도쿄도 아라카와구 의회 의원은 “정부가 상륙을 금지하고 있지만, 상륙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중국에 강한 신호를 보내고 싶었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중국의 반발을 고려해 자국민에게도 허가 없이 센카쿠열도의 섬 상륙을 금지하고 있으나, 이전에도 우익활동가와 지방의원들이 정부의 방침을 비판하면서 수십차례 섬에 상륙한 바 있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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