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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전면충돌’이냐 ‘긴장완화’냐, 트럼프 대응에 달렸다

등록 2020-01-08 18:24수정 2020-01-09 02:07

공 넘겨받은 트럼프, 대응수위 주목
“불비례적 반격” 강력경고 트럼프
이란 공격뒤 “괜찮다…피해규모 아직 좋아”
사상자 적으면 ‘초강경 보복’ 아닐 수도
미국, 대화 메시지 발신도 주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과 이란 사이에 치솟는 전쟁 위기의 향배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손으로 넘어갔다. 이란은 현지시각 8일 오전 이라크 내 미군 주둔 기지 두곳에 미사일 공격을 한 뒤 “미국이 반격하면 미국 안에서 보복하겠다”는 등 강력한 재보복을 예고해, ‘전면 충돌’이냐 ‘긴장 완화’냐를 결정할 공을 트럼프 대통령이 떠안은 모습이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공격에 따른 미군 피해 규모, 미국 내 여론과 국제사회 반응 등을 고려해 대응 수위를 정할 것으로 보인다.

이란이 8일(현지시각) 이라크 내 미군 주둔 기지를 미사일 공격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이란 시민들이 미군에 의해 암살된 가셈 솔레이마니 ‘쿠드스’(이슬람혁명군 정예부대) 사령관의 사진을 들고 기뻐하고 있다. 테헤란/로이터 연합뉴스
이란이 8일(현지시각) 이라크 내 미군 주둔 기지를 미사일 공격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이란 시민들이 미군에 의해 암살된 가셈 솔레이마니 ‘쿠드스’(이슬람혁명군 정예부대) 사령관의 사진을 들고 기뻐하고 있다. 테헤란/로이터 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일 이란의 가셈 솔레이마니 쿠드스군 사령관을 이라크 영토에서 공습 살해한 뒤 이란의 보복 가능성에 연일 강한 경고를 보내왔다. 대응 수위가 문제일 뿐, 그가 이란의 이번 공격을 모른 척 넘어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 이란이 보복해 오면 “이란의 문화와 관련된 곳을 포함한 52곳을 타격하겠다” “아름다운 최신 (군사) 장비를 주저 없이 보낼 것”이라고 위협했다. 5일에는 “불비례적인 방식으로 반격하겠다”고 말해 이란의 행위보다 훨씬 막대한 수준의 응징을 예고했다. 그는 7일 오전에도 기자들에게 “미국은 어떠한 이란의 잠재적 보복에도 준비돼 있으며 보복으로 되돌려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3200명의 병력을 중동에 증파했고, 주력 전략폭격기 B-52 6대를 인도양에 파견하기로 하는 등 대이란 상황에 만반의 채비를 갖춰왔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막상 이란이 보복 실행에 나선 뒤에는 오히려 낙관적인 메시지를 내놨다. 그는 7일(워싱턴 현지시각) 밤 트위터에 이란의 미군기지 공격 사실을 알리면서 “괜찮다! 사상자와 피해에 대한 평가가 지금 진행 중이다. 지금까지는 매우 좋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전세계 그 어느 곳보다 단연코 가장 강력하고 가장 좋은 장비를 갖춘 군을 갖고 있다”며 8일 오전 성명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미군 피해가 크지 않으며 미 군사력으로 어떠한 대응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미국민에 전달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트위트는 이란의 공격 발생 뒤 긴급히 백악관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 등으로부터 상황을 보고받고 대책을 논의한 뒤 나온 것이다. 미군 피해 규모와 이란의 태세, 대응 방안과 이후 파장 등을 살폈을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대응 수위에 대한 핵심적 판단 기준인 미군 피해 규모와 관련해 미 정부는 이날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트나 외신 보도로 미뤄보면, 피해 규모가 애초 우려보다 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트럼프 대통령의 대응 수위도 초강경으로 치닫지는 않을 가능성이 높다.

미국이 이란에 강한 경고음을 내면서 대화 신호를 동시에 보내고 있는 점도 눈에 띈다. 에스퍼 장관은 이날 기자들에게 “우리는 전쟁을 시작하는 게 아니라 끝낼 준비가 돼 있다”며 “이란은 협상 테이블에 앉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폼페이오 장관은 자국 외교관들에게 “이란 정권과의 포괄적 합의를 추구하는 우리의 정책적 목표에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며 이란 정권에 반대하는 반체제 단체와 접촉하는 것을 제한하라고 지시했다고 <블룸버그>가 이날 보도했다. 이란과의 외교적 해법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얘기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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