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의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가운데)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대한 국제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제네바/AFP 연합뉴스
중국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전 세계로 빠르게 확산하면서 가짜뉴스와 허위정보도 넘쳐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는 2일(현지시각) ‘상황 보고서’에서 “코로나바이러스의 발생과 대응에는 대규모 '정보 감염증(infodemic)'이 동반됐는데, 일부는 정확하지만 일부는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 ‘인포데믹’은 영어로 ‘정보(인포메이션, information)'와 ‘전염병 유행(에피데믹 epidemic)’을 합친 신조어로, 너무 많은 정보가 한꺼번에 쏟아지는 현상을 가리킨다.
세계보건기구는 “허위정보는 사람들이 신뢰할 만한 정보와 지침을 찾기 어렵게 만든다”며 “제때 믿을 만한 정보 수요가 큰 만큼, 엉터리 예방법이나 주술 등 공공보건에 위해가 될 수 있는 (잘못된) 신화와 소문을 추적하고 대응하기 위해 공보팀과 소셜미디어팀이 밀접하게 공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세계보건기구는 웨이보, 트위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다양한 소셜미디어에 허위정보나 궁금증의 사례들을 예시하고 정확한 답변을 제공하고 있다. 예컨대, ‘항생제가 코로나바이러스를 예방하거나 치료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항생제는 바이러스가 아닌 박테리아(세균)에만 작용하므로 코로나바이러스 예방이나 치료약으로 사용해선 안 된다”고 설명했다. 시중의 폐렴 백신도 소용이 없다.
‘실내에서 키우는 애완동물이 코로나 바이러스를 옮기느냐?’는 질문에는 “지금으로선 개와 고양이 같은 반려동물이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다는 증거는 없지만, 애완동물과 접촉한 뒤에는 비누와 물로 손을 씻는 게 좋다”고 권고했다. ‘중국산 물품이나 우편물 수령을 통한 감염 우려에 대해선 “위험하지 않다”고 말한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코로나바이러스가 편지나 소포 등 물체의 표면에서 오래 생존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에 대한 가짜뉴스와 허위정보의 위험성을 경고하며, 소셜미디어를 통해 과학적 사실에 바탕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 공식 트위터 계정 갈무리
다소 황당하거나 비과학적인 정보들도 많다. “참기름을 몸에 바르거나 먹으면, 혹은 마늘을 먹으면 코로나 바이러스의 침투를 막을 수 있다”는 식이다. 결론은 “참기름은 맛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죽이진 못한다”. 또 “마늘은 일부 항균 기능이 있는 건강식이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효과가 있다는 증거는 없다.” 불꽃놀이나 폭죽에서 나오는 연기가 신종코로나를 예방할 수 있다는 소문도 전혀 사실이 아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발원지인 중국도 역병 퇴치에 안간힘을 쏟는 것과 별개로 ‘가짜뉴스’와도 전쟁을 벌이고 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인터넷 검색엔진 ‘바이두’, 보건의료 누리집 ‘딩샹위안’ 등은 최근 온갖 정보의 지위를 실시간 확인하고 루머를 퇴치하기 위한 별도의 채널을 개설했다고 중국 관영 <글로벌 타임스>가 3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극단적 사례로, 코로나 맥주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매개라는 소문이 퍼지면서 일부 네티즌들이 이 맥주의 환불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옥외 일광욕으로 바이러스를 죽일 수 있다”(바이두 앱)거나, “헤어드라이어로 손과 얼굴에 바람을 쐬면 감염을 막을 수 있다”(딩샹위안)는 소문도 모두 거짓으로 판명됐다.
소셜미디어 업체 트위터는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발병과 관련해 음모론적 주장을 펼친 금융 전문 블로거 ‘제로 헤지’의 트위터 계정을 영구 폐쇄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제로 헤지는 지난달 29일 구체적 근거도 없이 중국의 한 과학자가 바이러스의 균주를 만들었다는 주장을 제기하는 한편, 해당 과학자의 개인 정보로 추정되는 이름과 사진, 이메일, 전화번호 등을 게시했다.
세계보건기구는 “각국 정부는 위험 정보에 대해 대중과 신속하고 정기적이며 투명하게 소통해야 한다”며 “기존의 공중보건 정보 네트워크와 미디어, 지역 공동체의 보건 인력이 (보건 위험) 상황이 발생할 경우 적절한 대응을 하도록 대비하고 관련 기관들의 협력을 조율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조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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