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무부가 22일(현지시각) 코로나19와 관련해 한국에 대한 여행권고를 2단계로 올렸다. 미 질병예방통제센터(CDC)도 한국에 대해 여행공지 2단계를 발령했다. 미 국무부 누리집 화면 갈무리.
미국 국무부가 22일(현지시각) 코로나19와 관련해 한국에 대한 여행권고(Travel Advisory)를 기존 1단계에서 2단계로 올렸다. 미 질병예방통제센터(CDC)도 한국에 대해 여행공지(Travel Health Notice) 2단계를 발령했다. 미국인들이 한국을 방문할 때 더 주의하라는 권고다.
국무부는 이날 “코로나19의 많은 사례들은 중국 본토 여행이나 여행 관련 사례에 밀접하게 접촉한 것과 관련됐지만, 한국에서는 지속적인 지역사회 확산이 보고됐다”며 한국에 대한 여행권고를 2단계인 ‘강화된 주의 실시’(Exercise Increased Caution)로 상향했다. 국무부는 “지속적인 지역사회 확산은 한국에 있는 사람들이 바이러스에 감염되고 있고, 그들이 어디서 어떻게 감염됐는지는 알려지지 않은 채 확산이 지속되고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국무부는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최근 신천지 대구교회 관련자들을 비롯해 코로나19 확진자가 전국적으로 증가하는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국무부의 여행권고는 1단계 ‘일반적인 사전 주의 실시’, 2단계 ‘강화된 주의 실시’, 3단계 ‘여행 재고’, 4단계 ‘여행 금지’ 등 모두 4개 단계로 이뤄져있다. 해당국의 질병이나 테러, 범죄 등의 상황을 고려해 수시로 조정한다. 1단계로 분류된 국가는 110여개, 2단계는 한국·영국·독일·프랑스·멕시코·필리핀 등 70여개국이 포함된다. 3단계는 나이지리아·수단 등 12개국이며, 북한·중국·이라크·이란 등 14개국은 4단계인 여행 금지 대상국이다.
국무부는 한국을 ‘강화된 주의 실시’ 대상국으로 지정하고, “고령자나 만성 질환자들은 심각한 질병에 위험성이 높으므로 이곳으로 여행하는 것에 대해 의료진과 상의해야 하고 비필수적 여행은 연기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그러면서 한국 방문시 △환자와 접촉 회피 △씻지 않은 손으로 눈·코·입을 만지지 말 것 △손을 비누로 깨끗하게 씻을 것 등을 안내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도 한국에 대해 2단계 여행공지를 내렸다. 이 센터의 여행공지는 1단계 ‘주의(Watch)’ 2단계 ‘경계(Alert)’, 3단계 ‘경고(Warning)’ 등 3개 단계로 나뉘며, 이와 별개로 ‘명백한 지역사회 확산 지역’이라는 구분이 있다. 한국은 그동안 지역사회 확산 지역으로 지정됐다가 이날 ‘경계’ 단계로 분류됐다.
국무부는 이날 일본에 대해서도 코로나19를 이유로 여행권고 2단계를 발령했고, 질병통제예방센터도 여행공지를 2단계로 상향했다.
외교부는 국무부의 이날 조처에 대해 “미국 정부가 자국민들이 한국·일본으로 여행할 경우 더 많은 주의를 기울일 것을 요구하는 차원에서 취한 것이며, 한국·일본으로의 여행을 금지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번 미국의 조처는 우리 국민의 미국 입국에는 아무 영향이 없다”고 밝혔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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