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 오후 6시30분(현지시각. 한국시각 27일 오전 8시30분) 백악관에서 코로나19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한다. 최근 코로나19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한국에 대한 조처가 포함될지 주목된다.
백악관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코로나바이러스 태스크포스 구성원들이 오후 6시30분에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라고 기자들에게 공지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24~25일 인도 방문을 마치고 이날 오전 귀국해 트위터를 통해 코로나19 기자회견을 예고했다. 그는 기자회견 시간을 “오후 6시”로 예고했으나, 관계자들의 브리핑 시간 등을 고려해 30분 늦춘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서 <시엔엔>(CNN) 등 일부 언론이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한 것처럼 보이게 하려고 모든 걸 하고 있고 민주당은 말만 하고 행동은 하지 않고 있다며 “미국은 훌륭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에 대해 미 정부가 올바르게 대처하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국민들의 불안감을 가라앉히려 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미 보건당국이 ‘미국 내 코로나19의 지역사회 확산은 시간 문제’라고 경고하고, 미 의회는 행정부의 대처가 미온적이라고 비판하고 있어, 트럼프 대통령이 강도 높은 추가 대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
특히 미국이 중국에 대해 취한 것처럼 한국에도 입국금지 조처를 내놓을 것인지가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미 정부는 지난달 31일, ‘14일 이내에 중국을 방문한 적 있는 모든 외국인에 대해 미국 입국을 금지한다’고 발표하고, 이달 2일 오후 5시부터 이를 시행하고 있다. 미 국무부와 질병통제예방센터는 지난 22일 한국에 대한 여행경보를 2단계로 발표했고, 질병통제예방센터는 이틀 뒤인 24일 최고 단계인 3단계(불필요한 여행자제)로 격상했다.
이와 관련해 이수혁 주미대사는 코로나19 관련한 우리 정부의 적극적이고 투명한 대응을 미국 쪽에 설명하며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사는 26일 워싱턴의 한국문화원에서 열린 특파원간담회에서 “현재 양 보건당국 간에 실시간 상황 공유가 이뤄지고 있고 대사관 차원에서 국무부, 백악관과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며 “저도 어제(25일)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인사와 급히 만나 상황에 대한 긴밀한 협의를 가졌다”고 말했다.
이 대사는 “우리 쪽이 국무부, 백악관 등과 소통 과정에서 가장 강조하는 것은 정부의 국내 조처가 매우 선제적이고 적극적이라는 점과 정부가 모든 정보를 투명하게 해외에 공개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적극적인 조처와 투명성이 국내 확진자 수 증가의 배경이라는 점을 적절히 알리는 동시에 미국 쪽 조처가 가져올 제반 파장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며 “그러나 국내 코로나 확산 상황, 미국 국내 여론 등 다양한 차원의 불확실성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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