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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트럼프, ‘코로나19 재선 악재 될라’ 달래기 총력

등록 2020-02-27 17:45수정 2020-02-28 02:43

인도에서 귀국하자마자 백악관에서 기자회견
“세계 최고 전문가들 보유…위험 매우 낮아”
“독감으로만 1년에 수만명 죽어…손 잘 씻어야”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코로나19 TF 사령탑으로
회견장 안에서도 트럼프-당국자 온도차 여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각) 코로나19 대응 관련 기자회견에서 전염병에 대한 예방 조처가 잘된 나라와 그렇지 않은 나라를 분류한 자료를 들고 “미국인들에 대한 (코로나19) 위험은 매우 낮다”고 강조하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각) 코로나19 대응 관련 기자회견에서 전염병에 대한 예방 조처가 잘된 나라와 그렇지 않은 나라를 분류한 자료를 들고 “미국인들에 대한 (코로나19) 위험은 매우 낮다”고 강조하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4~25일 이틀간의 인도 방문을 마치고 26일 귀국하자마자 백악관에서 보건 당국자들에게 코로나19 관련 브리핑을 받았다. 그는 이어 백악관 기자회견장에서 이들을 좌우에 도열시킨 채 한시간 동안 텔레비전 생중계 회견을 했다. 핵심 메시지는 ‘정부가 잘 대응하고 있어 미국 내 코로나19 위험은 매우 낮으니 국민은 안심하시라’는 것이었다. 코로나19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감과 주가 하락 등이 11월 재선으로 가는 길에 장애물이 될까 급히 달래기에 나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저녁 6시35분께 기자회견을 열어 “우리는 바로 여기에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전문가들을 갖고 있다”며 “미국인들에 대한 (코로나19) 위험은 매우 낮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 양옆에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 앨릭스 에이자 보건복지부 장관, 앤 슈챗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박사 등 ‘코로나바이러스 태스크포스(TF)’ 구성원들이 늘어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펜스 부통령을 이 태스크포스를 이끌 총괄 사령탑으로 지명했다고 소개했다. 또 그는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의회에 25억달러를 요청한 뒤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 일각에서도 “너무 적다”며 증액을 주장하는 데 대해 “의회에서 뭘 하든 수용하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전세계에서 유행병에 대비가 잘돼 있는 국가 1위라는 미 존스홉킨스대학의 보고서를 직접 들어 보이기도 했다. 이 보고서는 2019년 10월 공개된 자료로, 현재의 코로나19와는 무관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대비 태세가 이렇게 훌륭하다’는 점을 강조하려 끌어온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료에 ‘세계 톱 10’ 중 9위로 기록된 한국을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를 독감(플루)에 빗대면서 일상생활에서도 독감 다루듯 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에서만 1년에 독감으로 2만6000명에서 6만9000명이 사망한다는 박사 말을 듣고 충격받았다”며 코로나19의 위험성을 낮춰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독감 환자와의 만남을 얘기하면서 웃음을 유도하기도 했다. 그는 “오랫동안 못 봤던 사람을 일주일 전에 봤는데 나를 안고 키스했다”며 “내가 ‘당신 괜찮냐’고 하니 ‘아니다. 최악의 열과 독감을 앓고 있다’고 하더라. 그래서 ‘실례한다’고 말하고 손을 씻었다. 여러분도 이렇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미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가 최근 일주일 사이 2300포인트 이상 하락한 상황에서 이뤄졌다. ‘강한 경제’를 재선용 최고의 성과로 내세우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코로나19 불안심리가 경제 상황 악화로 번지는 것은 치명적이다. 그는 “증시는 곧 회복될 것이고, 우리 경제는 강하다”고 말했다.

이날 회견은 미 정부가 하나가 되어 코로나19 대응에 총력을 쏟고 있다는 점을 과시하려는 의도였지만, 회견장 안에서도 트럼프 대통령과 당국자들의 온도 차가 드러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의 지역 확산을 “불가피하다고 보지 않는다”고 했으나, 슈챗 박사는 “우리는 더 많은 사례가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날 미 질병통제예방센터는 캘리포니아에서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확진자가 처음 발견돼, 미국 내 확진자가 60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회견에서 백신 개발이 잘되고 있다고 했으나, 뒤이어 마이크를 잡은 미국국립보건원의 앤서니 파우치 박사는 1년 이상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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