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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미, 대구 ‘여행금지’ 지역으로…한국 자체는 ‘여행재고’ 유지

등록 2020-03-01 05:33수정 2020-03-01 12:37

트럼프, 미국 내 첫 사망자 발생하자 긴급회견
국무부, 코로나19 관련해 “대구에 가지 마라”
소식통 “미, 한국의 투명·공개적 대응 평가”
이탈리아에도 한국처럼 특정지역만 여행금지
“한국·이탈리아의 미국 방문자에 의료검사 협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코로나19 확산 사태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워싱턴/EPA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코로나19 확산 사태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워싱턴/EPA 연합뉴스
미국 국무부는 29일(현지시각) 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해 한국의 대구에 대한 ‘여행 금지’를 발령했다. 한국 자체에 대한 여행권고는 3단계인 ‘여행 재고’를 유지한 채, 대구에 대해서만 최고 단계인 4단계로 수준을 높인 것이다. 미국인들은 한국의 대구를 방문하지 말라는 권고다.

국무부는 이날 누리집을 통해 “지역사회의 전파와 현지의 격리절차 시행 수준”을 이유로 들면서 자국민들에게 “대구로 여행하지 마라”고 권고했다. 한국 자체에 대해서는 지난 26일 상향한 대로 ‘여행을 재고하라’는 3단계를 유지했다. 대구에서는 한국 시각으로 1일 현재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2500명을 넘었다.

국무부의 여행권고는 1단계 ‘일반적인 사전 주의 실시’, 2단계 ‘강화된 주의 실시’, 3단계 ‘여행 재고’, 4단계 ‘여행 금지’로 이뤄진다. 국무부는 지난 26일 한국에 대해 2단계에서 3단계로 권고수위를 높였으나, 이날 코로나19로 인한 미국 내 사망자가 처음 발생하는 등 사태가 악화하자 추가 조처에 나섰다.

국무부의 조처는 이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6일에 이어 두번째로 코로나19와 관련한 긴급 기자회견을 한 직후에 이뤄졌다. 이 회견에서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미국인들이 이탈리아와 한국의 특정 지역으로 여행하지 말 것을 권하는 최고 수준의 여행권고로 상향하고자 한다”며 “미국인들이 코로나바이러스로 많이 감염된 이탈리아와 한국의 지역들로 여행하지 말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펜스 부통령은 회견에서 한국의 특정 지역을 언급하지 않았으나, 약 한 시간 뒤 국무부는 누리집을 통해 대구를 특정해 여행권고를 갱신 발표했다.

국무부는 이탈리아 또한 국가 전체에 대해서는 3단계인 ‘여행 재고’를 유지한 채 롬바르디아와 베네토 지역만 4단계인 ‘여행 금지’ 대상으로 공지했다.

펜스 부통령은 이날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과 이탈리아에서 미국을 방문하는 이들에 대한 의료검사(medical screening)와 관련해 두 나라와 협력할 것을 국무부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의료검사가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이와 관련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28일부터 미국행 비행기 탑승 전 모든 승객들을 대상으로 발열 체크를 하고 있으며, 체온이 37.5도 이상일 경우 탑승을 거부하고 있다. 미국은 한국의 이같은 조처를 인지하고 있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주말 긴급회견을 예고하자 한국에 대해 미국 입국 금지라는 강도 높은 조처를 내리는 게 아닌지 비상한 관심을 모았으나, 미 정부는 이 카드를 꺼내지 않았다. 자국민들에게 “패닉에 빠질 필요가 없다”고 달래는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한국의 미국 입국 금지’라는 조처는 오히려 불안감을 키우는 카드라고 봤을 수 있다. 미국과 경제·안보 등에서 밀접하게 연결된 동맹인 한국에 입국 금지를 취할 경우 한국은 물론 미 증시와 산업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하다. 11월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원치 않는 시나리오다.

외교 소식통은 “미 국무부 고위 당국자가 오늘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 전 오전에 이수혁 주미대사에게 회견 내용을 사전 통보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 뒤에도 데이비드 스틸웰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이 대사와 통화에서 코로나19와 관련한 한국 정부의 투명하고 개방적인 대응 조처를 평가하는 한편, 앞으로도 한-미 당국 및 전문가들 사이에 긴밀한 협의를 계속해 나가자고 말했다고 이 소식통은 전했다.

한편, 펜스 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최근 2주 안에 이란을 방문한 외국인들의 미국 입국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미 국무부는 코로나19와 관련해 중국(2월2일)과 이란(2월26일) 2개국에 4단계인 여행금지를 적용해왔는데, 이날 이란에 대해 입국 금지 조처를 추가한 것이다. 이로써 4단계로 이뤄진 국무부의 여행권고와 별개로 미 행정부가 미국으로의 입국 금지 대상으로 정한 나라는 중국·이란 2개국으로 늘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6일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펜스 부통령을 코로나19 대응 사령탑으로 지명하며 자국민들의 불안감 달래기에 나섰으나, 그 뒤에도 코로나19가 전세계적으로 확산하고 미국 증시가 추락을 이어가자 사흘 만에 다시 기자회견장에 섰다. 특히 이날 회견은 미국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첫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직후 이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사망자가 워싱턴주에 사는 50대 후반의 여성이라고 말했으나, 회견 뒤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잘못 보고했다”며 사망자는 남성이라고 정정했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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