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코로나19 확산 관련 대책을 설명하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각) 미국 내 코로나19 감염자 최다 지역인 뉴욕주, 캘리포니아주, 워싱턴주 등 3개 주를 중대재난지역으로 지정하고 마스크 등 의료 물품과 병상 설치, 병력 배치 등 긴급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연방재난관리청(FEMA)에 다음 사항을 제공할 것을 지시했다”며 뉴욕주에 모두 1000개 병상을 갖춘 4개의 대형 의료시설을, 캘리포니아주에 총 2000개 병상을 갖춘 8개의 대형 시설을 설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워싱턴주에는 7개의 시설을 신설해 1000개의 병상을 갖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들 3개 주를 중대재난지역으로 지정했다. 이들 지역에는 주 방위군이 배치돼 의료시설 설치와 물품 공급 등을 도울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방정부는 방위군 배치에 드는 비용을 100% 댈 것”이라며 “3명의 주지사 모두 정부가 하는 일에 매우 기뻐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들 지역에 마스크, 가운, 장갑, 인공호흡기 등이 많이 전달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조처는 이들 3개 주에서 코로나19 감염이 급증하면서 주지사들이 정부를 향해 병상·물품 부족을 해결해줄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 뒤 나왔다. 이날 존스홉킨스대 시스템과학공학센터 집계로 확진자 수는 뉴욕주 1만6916명, 워싱턴주 1996명, 캘리포니아주 1812명으로, 3개 주가 미국 전체 확진자(3만5206명)의 약 60%를 차지한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이날 의료 물품·장비 부족을 호소하며 연방정부가 의료장비 구매와 공급을 국유화할 것을 주장하기도 했다. 이날 오하이오주와 루이지애나주가 자택대기령을 내려 미국에서 이 조처를 한 주가 8개로 늘었다. 전체 1억100만명으로, 미국 전체 인구의 약 3분의 1에 해당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날 “지엠(GM)·포드·테슬라가 인공호흡기와 다른 금속제품을 빨리 만들기 위한 승인을 받고 있다”고 트위터에 적었다. 이 업체들은 관련 업체와 협력해 인공호흡기 생산에 참여할 뜻을 최근 밝힌 바 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국유화는 좋은 생각이 아니다”라며 국방물자생산법을 실제 적용하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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