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 소장이 25일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 브리핑에서 상황을 설명하는 모습을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지켜보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코로나19가 여름이 와도 잦아들지 않을 뿐 아니라 주기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보건 전문가들의 경고가 나오고 있다.
유럽질병예방통제센터(ECDC)는 25일 코로나19가 북반구 지역에서 나타난 다른 코로나바이러스들과는 달리 겨울 계절성을 띤다는 증거는 현재까지 나오지 않았다며, 여름 더위가 코로나19 확산을 멈출 가능성이 적어 보인다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중국 광시좡족자치구나 싱가포르 같은 열대지역에서도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높은 수준의 번식력을 유지했다는 예비 분석결과를 근거로, 이는 코로나19가 고온다습한 조건에서도 약화되지 않는다는 점을 시사한다는 것이다.
같은 날 미국에서는 코로나19가 독감처럼 계절적, 주기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있어 2차 발생에 대비해야 한다는 경고가 나왔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 소장은 이날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브리핑에서 “현재 남아프리카 등 남반구 국가들이 겨울철로 접어들면서 코로나19 발병 사례가 나타나고 있는데, 만일 이들 지역의 발병이 상당한 수준으로 일어난다면 우리도 반드시 2차 확산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파우치의 이날 발언은 독감을 비롯한 다른 계절성 호흡기 질환처럼 코로나19도 여름철이 돼 잦아들 수 있다는 희망적 얘기로 풀이될 수도 있지만, 동시에 국가 간 전파를 통해 연중 계속될 수도 있다는 의미라고 <시엔비시>(CNBC) 방송은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부활절’(4월12일)까지는 사태가 정상화되길 희망한다고 밝혔지만, 여전히 사태 장기화에 무게를 둔 발언이 잇따르고 있는 셈이다. 파우치도 “우리가 이번에 (코로나19를) 성공적으로 제압할 거라 생각하지만, 반드시 다음 주기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며 백신 생산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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