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현지시각) 미 텍사스주 오스틴의 주의회 의사당 앞에서 자택 대피령에 항의하는 집회가 열리고 있다. 텍사스/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에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내려진 봉쇄 조치가 길어지면서, 이에 반발하는 항의 시위가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 등은 18일(현지시각) 미국 내 코로나19 사태가 다소 누그러드는 조짐을 보이면서 미국 시민들이 주말을 맞아 봉쇄령 해제를 요구하는 항의 집회를 열었다고 보도했다.
극우사이트 인포워스는 이날 텍사스 주도 오스틴의 주의회 의사당 앞에서 집회를 열어 “지역의 하찮은 독재자가 내린 권위주의적 봉쇄 명령에 항의한다”고 주장했다. 7살 딸과 함께 시위에 나온 사진가 젝스 위버는 “바이러스에 걸리는 게 걱정되지 않는다”며 “걸리더라도, 바이러스와 싸울 만큼 충분히 건강하다”고 말했다.
이날 시위자들은 트럼프 간판을 든 채 “일하게 해달라”면서 동시에 “파우치를 해고하라”고 외쳤다.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코로나19와 관련해 왜곡된 주장을 바로잡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으면서 미국 시민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의 옹호론자이기도 하다.
‘리오픈 메릴랜드’(메릴랜드를 다시 열어라)라는 단체는 이날 메릴랜드주의 주도 아나폴리스의 주의회 인근에서 차를 타고 지나가는 ‘드라이브 스루’ 방식의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우리가 알던 메릴랜드가 사망했다”며 도로를 막고 경적을 울렸다. 시위를 주최한 짐 워스 메릴랜드주 프린스조지스카운티 공화당 의장은 “래리 호건 메릴랜드 주지사가 다음 달 1일로 예정된 봉쇄 조치 해제를 더이상 미뤄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인디애나주의 인디애나폴리스와 네브래스카주의 카슨시티, 위스콘신주의 브룩필드에서도 비슷한 시위가 벌어졌다.
최근 시위는 트럼프 대통령이 부추긴 측면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미시간과 미네소타, 버지니아 등 3개 주를 지목해 “해방하라”는 트윗을 올렸다. 이들 주는 민주당 주지사들이 있는 지역으로 자택 대피령 등 규제 완화를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진 지역이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지난 16일 경제 활동 재개와 관련해 3단계 정상화 방안을 담은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방침을 내놓으며 구체적인 시행 방안은 각 주의 주지사들이 결정하라고 밝힌 바 있다. 봉쇄령 해제를 압박하면서 이를 주지사들에게 결정하라고 맡긴 것이다. <워싱턴포스트> 등은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과 지침 등이 보수 및 극우 성향 공화당 지지자의 시위를 선동하고, 혼돈을 부추긴다고 지적했다.
최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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