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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전세계 코로나19 백신 개발 손잡는데…트럼프만 ‘아메리카 퍼스트’

등록 2020-05-05 18:20수정 2020-05-07 00:31

한국·독일·캐나다 등 40여개국 10조원 지원 약속
존슨 영 총리 “백신은 국가 경쟁 아닌 공동의 노력”
미국은 불참하고 독자적 백신 개발 속도전
이기적 경쟁과 ‘부익부 빈익빈’ 초래 우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캠프 데이비드에서 주말을 보내고 지난 3일 백악관에 복귀하며 취재진에 손을 흔들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캠프 데이비드에서 주말을 보내고 지난 3일 백악관에 복귀하며 취재진에 손을 흔들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전세계 지도자들이 4일 코로나19 백신 개발과 치료제 연구에 82억달러(약 10조원)의 지원금을 내기로 약속했다. 그런데 세계 최강국이자 코로나19 최다 감염국인 미국은 여기서 쏙 빠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아메리카 퍼스트)가 코로나19 대응에서 전세계 공조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고 각자도생 경쟁을 부추긴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주도해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기금마련 화상회의가 열렸다. 한국을 비롯해 독일·영국·프랑스·캐나다·일본·터키·이란 등 40여 국가와 국제기구, 민간 자선단체 등이 참여했다. 행사의 취지는, 국경을 가리지 않는 코로나19에 대응해 전세계가 백신 개발과 치료제 연구를 공동지원하고, 그 결과물은 개발한 국가나 부유한 나라뿐만 아니라 가난한 나라 등 필요한 곳에 적시에 보급되도록 하자는 것이다. 이날 행사에선 총 82억달러가 모였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5000만 달러 지원을 지원을 약속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와 노르웨이가 각각 10억달러를, 일본이 8억달러를 지원하기로 했고, 독일·프랑스·사우디아라비아가 5억달러 이상씩을 약속했다. 민간에서는 미국의 ‘빌 앤 멀린다 게이츠 재단’이 1억2500만달러, 가수 마돈나가 100만달러를 내놓기로 했다. 이 돈은 감염병예방혁신연합(CEPI), 세계백신면역연합(Gavi) 등 국제 보건기구를 통해 코로나19 진단법과 치료제, 백신 개발과 보급에 쓰일 예정이다. 절반인 약 40억달러가 백신 개발에 들어간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은 “5월4일은 코로나19와의 싸움에서 전환점으로 기록될 것이다. 왜냐면 오늘 세계가 뭉쳤기 때문”이라며 ‘단합’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코로나19에 감염됐다가 회복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백신 개발을 위한 경주는 국가들끼리의 경쟁이 아니라 우리 평생에 가장 절박한 공동의 노력”이라며 “아무도 이걸 혼자서 할 수 없기 때문에 진정한 국제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모금에 주요국 가운데 미국과 러시아, 인도가 빠졌다. 특히 세계 리더 구실을 해온 미국의 불참이 두드러진다. 미 정부 관계자는 트럼프 행정부가 불참한 이유를 묻는 기자들에게 즉답을 피한 채, 미국이 국제 보건·인도·개발 지원에 거액을 쏟아왔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이런 태도는 국제 협력이나 다자기구를 거부하고 미국의 이익만을 최우선에 둬온 트럼프 대통령의 기조를 반영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폐기하고 파리협정을 탈퇴했으며, 세계무역기구(WTO)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도 강한 불신을 보여왔다.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중국에 편향돼 있다고 공격하면서 지난달 자금 지원 중단을 선언했다.

특히 코로나19 백신과 관련해 트럼프 행정부는 사태 초기 백신 독점을 위해 독일 제약사인 큐어백을 인수하려 해 독일 정부의 반발을 샀다. 최근에는 ‘작전명 초고속’이라는 이름으로 백신 개발 기간을 8개월 줄여, 올해 말까지 완성하는 프로젝트를 독자적으로 진행 중이다. 백신이나 치료법을 둘러싼 이기적 경쟁과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미국이 앞장서 불러내려 한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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