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보그>가 7월 표지 인물로 평범한 여성 노동자를 싣는다. 보그 누리집 갈무리
영국의 패션잡지 <보그>가 7월의 표지 인물로 평범한 여성 노동자 3명을 싣는다. 코로나19 대응에 힘쓴 시민들을 대표한다는 의도다.
<비비시>(BBC) 방송은 2일(현지시각) <보그> 영국판이 ‘3명의 필수 노동자를 만나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7월의 표지 인물로 런던의 기관사와 산부인과 간호사, 슈퍼마켓 점원을 선정했다고 보도했다. 보그는 7월호에 약 20쪽에 걸쳐 이들의 다양한 사진과 각각의 스토리를 싣는다.
에드워드 엔니풀 <보그> 편집장은 “이들은 코로나19가 한창 유행해 많은 위험에 직면했을 때, 작업복을 입고 출근해 사람들을 도운 영국의 노동자들을 대표한다”며 “역사의 이 순간에 특별한 무언가가 필요했다”고 말했다.
나르기스 호스포드는 런던 교통부에서 10년간 일했고, 지난 5년은 런던 전철을 모는 일을 했다. 호스포드는 “내가 여성 노동자를 대표한다는 게 놀랍다”며 “런던 시민들을 움직일 수 있게 하고, 모든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호스포드는 매니저가 <보그> 인터뷰를 제안했을 때 믿지 않았지만 “이게 현실이 됐다”고 말했다.
레이첼 밀러(24)는 런던 동부 호머턴 병원에서 3년 가까이 산부인과 간호사로 일하고 있다. 그는 “매주 일이 다르다. 야간 근무를 하거나, 산전 클리닉에서 일하기도 하고, 가정 방문을 하기도 한다”며 “코로나19로 가장 힘들었던 기간은 자전거를 도난당했을 때”라고 말했다. 그는 <비비시> 인터뷰에서 <보그>의 표지에 실리게 된 것을 “초현실적”이라고 말했다.
아니사 오마르는 런던 킹스크로스에 있는 슈퍼마켓 웨이트로즈에서 일한다. 부모와 함께 사는 21살의 이 여성은 코로나19가 자신의 일에 대한 자부심을 줬다고 말한다. 오마르는 “전에는 제 일이 그렇게 대단한 일이 아니었다”며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세상이 어떻게 되든 우리는 여기에 있어야 한다. 이제는 단순한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최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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