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현지시각)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코파카바나 해변에서 한 시민이 브라질 정부의 코로나19 대처에 항의하기 위해 한 시민단체가 만들어놓은 가짜 무덤을 둘러보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AP 연합뉴스
“(코로나19와 독감) 두개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우려된다.”
북반구에 비해 늦게 코로나19가 번지기 시작한 남반구, 특히 라틴아메리카 국가들이 겨울철로 접어들면서 코로나19와 독감이 동시에 창궐하는 ‘이중 위기’ 우려가 나온다. 중국·일본 등 아시아 국가들도 다시 확진자가 늘면서 세계적으로 코로나19 ‘2차 위기’ 경고음이 들리고 있다.
15일 존스홉킨스대 통계를 보면, 코로나19 확진자 수에서 브라질이 미국에 이어 2위를 기록했고, 페루(8위)와 칠레(13위), 멕시코(14위) 등이 상위 15위 안에 들었다. 신규 확진자 수를 기준으로, 브라질과 칠레, 페루가 각각 세계 2, 5, 8번째였다.
북반구와 기후가 반대인 남반구는 겨울이 본격화하면서 상황이 점점 악화되고 있다. 코로나19 전파력과 온도의 상관관계는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지만, 감기나 폐렴 등 호흡기질환과 독감, 코로나19 등이 한꺼번에 겹칠 경우 진단과 치료가 어려워지고, 전파 속도나 치명률도 높아질 수 있다. 범미보건기구(PAHO) 사무국장인 카리사 에티엔은 남미의 겨울이 “엄청난 도전”을 가져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코로나19 진정세를 보이던 아시아 각국도 다시 확산세로 돌아섰다. 일본에서는 14일 코로나19 하루 확진자 수가 75명까지 늘었다. 지난달 14일 하루 확진자 100명이 나온 이후 한달 만에 가장 많은 숫자고, 특히 도쿄도에서 절반이 넘는 47명이 나왔다.
상황이 악화되는 가운데, 일본 정부가 봉쇄 정책의 단계적 완화를 그대로 진행할 계획이어서 우려를 낳고 있다. 일본은 19일부터 마스크 쓰기 등 생활수칙을 유지하면서 전국의 관광을 허용할 방침이고, 직원 등 확진자가 다수 발생한 유흥업소도 영업이 가능해진다.
중국 수도 베이징에서 지역사회 감염으로 확진자가 늘면서 방역 당국이 대응 조처를 강화하고 있다. 15일 국가위생건강위원회 집계 결과, 중국에서는 14일 기준 국외 역유입된 사례 10건 등 신규 확진자가 49명 나왔고, 이 가운데 36명이 베이징에 집중됐다. 특히 최초 집단감염 발생지인 베이징 남부 펑타이구 신파디 농수산물 도매시장발 코로나19 2차 확산 가능성이 제기된다. 신파디 관련 확진자가 나온 위취안 시장 주변 10개 주택단지는 이날부터 봉쇄식 관리에 들어갔다. 해당 지역 주민은 자가격리와 코로나19 진단 검사 대상이다.
전문가들은 “(지구촌) 코로나 종식은 아직 멀었다”고 경고한다. 윌리엄 샤프너 미국 밴더빌트 의과대학 예방의학과 교수는 15일 미국 <시엔비시>(CNBC)에 “2차 유행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도 최근 “바이러스는 이제 막 활동하기 시작했고 더 큰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며 2차 유행을 우려한 바 있다.
최현준 김소연 기자,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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