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런던의 리젠트 거리에 28일 ‘2m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하라는 푯말이 놓여있다. 런던/로이터 연합뉴스
28일(현지시각) 전세계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1014만명, 사망자 수는 50만1천여명(미국 존스홉킨스대 집계)에 이른다. 미국과 중남미, 인도 등을 중심으로 한 코로나19의 폭발적 확산은 사회적 거리두기의 성급한 완화와 마스크 미착용 등이 원인으로 지적된다.
세계 최대 코로나19 발생국인 미국은 28일까지 확진자 254만8천여명, 사망자 12만5천여명을 기록하고 있다. 이날 하루 약 4만명의 신규 코로나19 확진자가 보고되는 등 사흘 연속 4만명 이상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특히 경제활동 재개를 서둘렀던 플로리다주와 텍사스주, 애리조나주 등에서 하루 3천~5천명의 확진자가 나오는 등 코로나19 확산세를 이끌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의 성급한 완화가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들 주는 지난 16일 술집 영업을 다시 금지하는 등 경제활동 정상화 조처를 이전 단계로 돌리거나 보류하고 있다.
인구 대국인 인도와 브라질의 확산세도 무섭다. 인도 보건가족복지부는 이날 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전날보다 1만9천여명 늘어난 54만8천여명이라고 밝혔다. 인도의 확진자 수는 지난달 하루 6천여명 수준이었지만 이달 말 들어 1만5천명을 넘어서는 등 급증세다. 인도는 지난달 초 코로나19 확산세가 줄어들자 3월 말 취했던 봉쇄 조처를 완화했다.
브라질도 이날 3만9천여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해 누적 확진자 122만8천여명을 기록했다. 브라질은 최근 하루 확진자 수 4만명 안팎을 유지하면서 미국에 이어 누적 확진자 2위를 유지하고 있다. 브라질 지방정부들은 코로나19 재확산 경고에도 이달 초부터 경제활동 재개를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했지만, 최근 일부 지역이 상가와 음식점을 폐쇄하는 등 다시 고삐를 조이고 있다.
마스크 미착용도 코로나19 재확산의 한 원인으로 지적된다. 마스크 착용 여부는 연구기관들이 코로나19 발생 가능성이나 사망 가능성 등을 예측할 때 변수로 반영할 정도로 중요하지만, 일부 국가 지도자나 시민들은 마스크 착용에 부정적이다.
브라질에서는 대통령이 마스크를 쓰지 않아 사회 갈등의 원인이 되고 있다. 급기야 브라질리아 연방법원이 지난 23일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에게 공공장소에서 마스크를 쓰라고 명령하면서 어길 경우 2천헤알(약 46만원)의 벌금을 부과하겠다고 경고했다.
미국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공식 석상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서, 마스크 착용 문제가 정치화됐다. 트럼프 지지자와 반대자를 가르는 하나의 기준처럼 여겨지는 것이다. 야당인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은 28일 <에이비시>(ABC) 방송에 출연해 “내가 이해하기로는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마스크 사용을 권장하면서도 트럼프 대통령 기분을 상하게 하지 않으려고 이를 의무화하지 않았다”며 “진정한 남자들은 마스크를 착용한다”고 주장했다. 공개 행사에 ‘노 마스크’ 차림으로 참석했다가 비판받았던 마이크 펜스 부통령도 이날 국민들에게 마스크 착용을 권했다.
최현준 기자,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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