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의 대선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30일(현지시각)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한 고교 체육관에서 코로나19 대응 등과 관련해 연설하고 있다. 윌밍턴/AP 연합뉴스
미국 민주당의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30일(현지시각) 3개월 만에 연 오프라인 연설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대응을 강하게 비판했다. 또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 소장인 앤서니 파우치 박사를 중용하겠다고 밝히며 트럼프 대통령과 차별화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이날 자택이 있는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한 고교 체육관에서 소규모 인원이 참석한 가운데 한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위기는 진짜이고 고조되고 있다. 당신은 모를지라도 미국은 이 위기가 끝난 게 아니라는 걸 안다”고 비판했다. 그는 지난 3월 트럼프 대통령이 “전시(wartime) 대통령”을 자처했던 점을 지적하며 “이제 7월인데 우리의 전시 대통령은 (코로나19에) 항복해 백기를 흔들고 전쟁터를 떠난 것 같다”고 비꼬았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남자다움이나 강함을 말하면서 마스크가 필요 없다고 하는데, 그건 다른 사람들을 보호하는 것이다. 그걸 애국심, 책임감이라고 부른다”며 마스크 착용을 촉구했다.
이날 바이든 캠프는 11월 대선에서 승자로 선언되면 바이든 전 부통령은 “몇 분 내로” 파우치 박사에게 연락해 함께 일하자고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캠프는 “파우치 박사는 백악관 오벌 오피스(대통령 집무실)에 완전한 접근권을 가질 것이고 좋은 뉴스든 나쁜 뉴스든 검열 없이 미국인들에게 직접적으로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보건전문가의 의견을 존중하는 지도자가 되겠다는 것이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확산 속에도 대선 유세를 하는 점을 비판하면서, 자신은 유세를 보류하겠다고 했다.
미국에서는 이날 하루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최고기록인 4만7000명을 기록하는 등 급증세를 이어가고 있다. 뉴욕·뉴저지·코네티컷 등 3개 주는 플로리다·텍사스·앨라배마 등 8개 주에서 들어오는 이들에게 14일간 격리를 요구·권고했는데, 이날 캘리포니아·조지아·아이다호 등 8개 주를 그 대상으로 추가했다. <시엔엔>(CNN) 방송은 음식점 영업 등 경제활동의 재개를 중단하기로 한 주가 16개 주로 늘었다고 집계했다.
파우치 박사는 이날 상원에 출석해 “우리는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지금 상황이 반전되지 않으면 (일일 코로나19 신규 환자가) 10만명으로 올라가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 존스홉킨스대 집계로 1일 0시 현재 미국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263만4000여명, 사망자는 12만7000여명이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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