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장관 4명, 대통령실 150여명…코로나 뒤덮힌 브라질

장관 2명 확진자 추가…세계 2위 발생·사망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각) 브라질리아에서 열린 국기하강식에 참석해 지지자들에게 손가락 하트 표시를 하고 있다. 브라질리아/AP 연합뉴스

대통령, 장관 4명, 대통령실 직원 150여명.

남미 최대국가 브라질 행정부에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하고 있다. 이는 코로나19 전체 확진자 수 증가로 이어진다. 브라질은 20일 기준 세계보건기구(WHO) 코로나19 통계상 확진자 207만명으로 미국(368만명)에 이어 세계 2위다.

20일 오닉스 로렌조니 브라질 시민권부 장관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코로나19 양성 판정 사실을 공개했다. 이어 이날 미우톤 히베이루 교육부 장관도 코로나19 확진 사실을 알렸다. 이들에 앞서 아우구스투 엘레누 국가안보실장과 벤투 아우부케르키 광업에너지부 장관도 최근 코로나19에 걸린 사실을 공개했다.

총 4명의 장관급 인사가 코로나 19에 감염된 것이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보좌하는 대통령실에서도 코로나19 확진자가 100명 넘게 발생했다. 대통령실이 지난 10일 공개한 자료를 보면, 전체 직원 3400여명 중 128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5월20일 35명, 7월3일 108명, 7월10일 128명 추세다.

브라질 언론은 대통령실에서 하루 3명꼴로 확진자가 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어, 이날 현재 대통령실 직원 약 150~160여명이 코로나19 확진자인 것으로 추산된다.

보우소나루 대통령도 지난 7일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반응이 나온 사실을 공개했다. 그는 14일 이뤄진 2차 검사에서도 양성 판정을 받고 관저에 격리 중이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자신의 감염 사실을 기자들에게 알리면서 갑자기 마스크를 벗어, 브라질기자협회로부터 고발당하기도 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비롯한 브라질 행정부의 안일한 인식과 허술한 대처가 이런 사태를 불러왔다는 평가가 나온다.

극우 성향의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사태 초기부터 코로나19를 “단순한 감기”라고 일축하며, 사회적 거리두기 등 방역 대책을 소홀히 했다. 적극적인 방역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보건부 장관 2명을 해임하고, 방역 대책을 시행하려는 주지사들과 계속 갈등을 빚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효과가 없다고 한 말라리아 치료제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복용하고, 심지어 구충제를 복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펴고 있다.

브라질 보건부는 지난달부터 군 장성인 에두아르두 파주엘루 차관이 장관 대행을 맡고 있으나 전문성이 부족한 탓에 코로나19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그가 장관 대행을 맡은 뒤 20명의 군인이 보건부 요직을 맡은 것으로 전해졌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파주엘루가 장관 대행에 오래 머무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으나 후임자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브라질의 코로나19 사망자는 7만8772명으로, 미국(13만9468명)에 이어 두 번째다.

최현준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