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 백악관에서 열린 코로나19 TF 브리핑에서 설명하고 있다. 워싱턴/EPA연합뉴스
미국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4백만명을 넘어선 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달로 예정했던 공화당 전당대회를 전격 취소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전당대회에서 대선후보 수락 연설을 할 예정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열린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브리핑에서 “지금은 전당대회를 할 때가 아니다”라며 다음 달 24~27일 플로리다 잭슨빌에서 열 예정이었던 전당대회를 취소한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 국민을 보호해야 한다”며 “플로리다에서 최근 일어나는 일을 보면, 큰 행사를 하기에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최근 플로리다주는 코로나19 확진자가 하루 1만명 안팎씩 늘고 있고, 누적 확진자 수는 약 39만명에 이른다. 캘리포니아주와 뉴욕주 다음으로 확진자 수가 많다.
애초 공화당은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서 전당대회를 열 계획이었으나, 노스캐롤라이나 주정부가 코로나19 사태를 이유로 대형 집회를 불허하자, 행사 장소를 플로리다로 변경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형태로 (공화당 대선 후보) 수락 연설을 할 것”이라며 “대의원들이 노스캐롤라이나에서 모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에이피>(AP) 통신은 “내달 24일 노스캐롤라이나 샬럿에서 소규모 행사를 치르고, 트럼프 대통령이 후보직 수락 연설을 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야당인 민주당은 다음 달 17~20일 위스콘신 밀워키로 예정됐던 조 바이든 대선후보 지명 전당대회를 원격으로 치르기로 변경했다.
이날 미국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400만명을 넘어섰다. 미 존스홉킨스대 통계를 보면, 미국 코로나19 확진자는 403만8748명, 사망자 수는 14만4304명으로 집계됐다. 2위 브라질(228만명) 보다 두 배 가까이 많은 압도적 1위다.
게다가 300만명을 넘긴 때로부터 불과 15일 만에 400만명을 돌파하는 등 코로나19의 확산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 앞서 확진자 수가 100만명이 될 때까지 98일 걸렸고, 200만명은 43일, 300만명은 28일 걸렸다. 최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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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존스홉킨스 대학의 미국 코로나19 확진자 현황 그래픽. 누리집 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