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현지시각) 미국 켄터키주 프랭크포트 켄터키직업센터 앞에서 실업수당을 청구하려는 사람들이 문이 열리기를 기다리며 길게 줄을 서고 있다. 켄터키/로이터 연합뉴스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된 3월 이후 21주 만에 처음으로 100만건 아래로 떨어졌다.
미 노동부는 지난주(8월2~8일) 주정부에 신규 실업수당을 청구한 건수가 96만3천건으로 집계됐다고 13일(현지시각) 밝혔다. 지난주 119만건에 이어 2주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다만 자영업자 등 주정부 실업수당 청구 대상이 아닌 48만9천명이 연방 정부 팬데믹 실업 수당을 청구해, 실제 실업 수당 청구 건수는 여전히 100만명이 훨씬 넘는다고 <뉴욕 타임스>가 설명했다.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3월 셋째 주 330만건으로 폭증한 뒤, 같은 달 넷째 주에는 687만건까지 치솟았다. 이후 이후 500만, 400만, 300만대 규모로 줄어들다, 지난 5월24~30일 코로나19 사태 이후 10주 만에 처음으로 200만 건 이하로 내려간 바 있다.
96만3천건 역시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역대 최고 수준이다. 이전 최고 기록은 2차 오일쇼크 때인 1982년 10월의 69만5천건이었다. 코로나 사태 전엔 21~22만건 수준을 유지했다.
<뉴욕 타임스>는 “코로나 사태 초기의 일시적 해고나 휴직과 달리, 신규 실업은 대부분 영구적일 가능성이 높다”며 신규 실업수당 청구 감소만으로 경기 회복을 전망하긴 이르다는 점을 짚었다. 또 지난달 31일자로 주 600달러의 추가 실업수당 프로그램이 만료돼, 실업수당 혜택이 줄어 청구 건수가 줄었다는 분석도 있다. 글로벌 노동시장 분석업체 인디드 하이어링 랩의 북미 담당 이코노미스트 닉 벙커는 “지금이 훨씬 더 무섭다”며 코로나 사태 초기보다 오히려 빠른 회복에 대한 낙관적 전망이 줄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미 노동부 발표를 보면, 최소 2주 연속 실업수당을 받은 사람이 총 1550만명에 이른다. 전주보다 60만명 줄긴 했으나, “팬데믹 이전 고점인 (금융위기 당시) 2009년의 660만명을 훨씬 상회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전했다.
전정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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