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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감염공개 늦추고 퇴원은 벌써? 의혹만 쌓이는 트럼프

등록 2020-10-05 16:08수정 2020-10-06 02:30

대통령 확진 뒤 ‘신뢰 위기’ 재확인
코로나19에 감염돼 워싱턴 인근 메릴랜드주 베세즈다에 있는 월터 리드 군병원에 입원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 오후(현지시각) 차에 탄 채 병원 앞으로 빠져나와 그곳에서 응원 시위를 하고 있는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베세즈다/로이터 연합뉴스
코로나19에 감염돼 워싱턴 인근 메릴랜드주 베세즈다에 있는 월터 리드 군병원에 입원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 오후(현지시각) 차에 탄 채 병원 앞으로 빠져나와 그곳에서 응원 시위를 하고 있는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베세즈다/로이터 연합뉴스
대통령의 코로나19 감염이라는 비상 상황을 겪고 있는 미국이 또 하나의 고질병을 재확인하고 있다. 대통령과 백악관, 심지어 의료진이 하는 말까지도 국민들이 곧이곧대로 믿지 못하는 ‘신뢰’의 위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시대의 어두운 단면이 그의 코로나19 확진 사태 속에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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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진, 입원 이틀만에 “상태 좋다”…조기 퇴원 언급하자 외압 의심

마크 메도스 미국 백악관 비서실장이 5일 오전(현지시각) <폭스 뉴스>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퇴원하는 것에 대해 낙관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2일 저녁 워싱턴 인근 월터 리드 군병원에 입원한 트럼프 대통령이 불과 사흘 만에 퇴원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메도스 실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밤새 상태가 계속 나아졌다”며 “정상적 업무 스케줄로 복귀할 준비가 돼 있다”고 전했다. 또 의료 전문가들이 이날 늦게 트럼프 대통령의 백악관 복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트럼프를 치료 중인 브라이언 가리발디 박사도 4일 기자회견에서 “그(트럼프)가 오늘처럼 계속 상태가 좋다면, 우리는 이르면 내일 그가 백악관으로 돌아가 치료를 이어가도록 퇴원을 계획할 수 있게 되길 희망한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조기 퇴원에 정치적 입김이 가해진 것 아니냐는 의문이 일어날 수 있다고 지적한다고 <워싱턴 포스트>는 전했다. 의구심이 나오는 첫째 이유는 대선(11월3일) 승리에만 초점을 둔 채 코로나19를 무시와 불투명한 태도로 대처해온 트럼프의 행동 때문이다.

트럼프는 이날 오후 경호차를 타고, 병원 앞에서 응원 시위를 하고 있는 지지자들에게 차 안에서 손을 흔들어 인사하는 ‘깜짝 외출’을 했다.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를 따라잡기에 마음이 급한 상황에서 코로나19에도 건재함을 과시하며 지지층을 다잡으려는 의도로 보인다.

트럼프는 외출 직전 트위터에 올린 동영상에서 “진짜 학교에 들어옴으로써 코로나19에 대해 많이 배웠다. 그걸 알게 됐고, 이해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렇게 말해놓고 그는 비밀경호국 요원 두 명과 한 차량에 탔다. 월터 리드 군병원 내과의사인 제임스 필립스는 “미친 짓”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트위터에 “완전히 불필요한 대통령의 근접주행 동안 차에 탔던 모든 사람은 이제 14일 동안 격리돼야 한다”며 “그들은 정치적 연출 때문에 병에 걸릴 수 있고, 죽을 수도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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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호차로 돌발외출…전문가 “미친 짓…동승 경호원 위험”

트럼프가 지난 1일 코로나19 1차 신속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고도 2차 정밀검사(PCR·유전자증폭)에서 확진 판정이 나올 때까지 이를 숨겼다는 <월스트리트 저널>의 보도도 나왔다. 트럼프는 그날 밤 1차 양성 판정을 받은 상태에서 <폭스 뉴스>와 전화 인터뷰를 할 때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만 말했다. 트럼프는 또 백악관 내 코로나19 확산에 대해 주변에 함구령을 내려, 호프 힉스 백악관 보좌관이 감염된 사실을 트럼프 재선 캠프 선대본부장인 빌 스테피언조차 언론 보도로 알았을 정도라고 한다. 트럼프는 또 지난 1일 자신을 밀착 보좌해온 힉스가 감염됐다는 것을 알고도 그날 오후 뉴저지주의 실내 모금행사에 마스크도 안 쓴 채 참석했다. 트럼프는 지난 3일 마크 메도스 백악관 비서실장이 기자들에게 트럼프의 건강 상태가 좋지 않다는 취지로 말했다는 보도에 욕설을 써가며 격분했다고 한다. 트럼프의 병세에 대해 앞으로 트럼프와 백악관이 내놓는 설명을 100% 믿기 어렵게 하는 일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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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신속검사 양성판정 은폐 의혹에, 산소 보충 늑장 공개 의료진 논란도

트럼프 의료진도 신뢰를 깎아먹었다. 트럼프 주치의인 숀 콘리는 4일 기자회견에서 트럼프의 혈중 산소 포화도가 두 차례 떨어졌었다는 점을 뒤늦게 시인했다. 1일에는 산소를 보충하고 3일에는 스테로이드제인 덱사메타손을 투약해 정상으로 돌아왔다고 한다. 그는 트럼프의 산소 보충 여부에 관한 언론의 질문에 명확한 답변을 회피했던 데 대해 “병의 경과와 관련해 의료팀과 대통령이 가졌던 낙관적 태도를 반영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정확한 정보 제공보다 정무적 판단에 무게를 뒀다는 얘기다. 의료진은 트럼프의 폐 상태에 대해서도 자세한 설명을 하지 않고 있다. 의료 전문가들은 트럼프에게 투여된 덱사메타손이 심각한 폐렴 치료제라는 점을 들어 트럼프의 폐 손상을 추정하는 한편 이 치료제가 가져올 수 있는 뇌 관련 부작용을 우려하기도 한다.

매사추세츠종합병원의 감염병 의사인 라제시 간디는 <뉴욕 타임스>에 “더 많은 정보가 제공될수록 더 좋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사람들이 추측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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