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인구가 10년 만에 감소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이주민 감소 영향으로 분석된다.
13일 독일 연방통계청은 올해 6월 말 기준 독일 인구가 8310만명으로 지난해 연말보다 약 4만명(0.05%) 줄었다고 밝혔다. 독일 인구가 감소한 것은 2010년 하반기 8만명(0.1%)이 줄어든 이후 처음이다.
통계청은 코로나19로 독일로 오는 이주민이 줄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올 상반기 독일 이주민은 7만4천명으로 1년 전 16만7천명보다 절반 이상 줄었다. 통계청 관계자는 <데페아>(dpa) 통신에 “1~2월까지만 해도 이민 인구 유입과 유출이 전년과 비슷했는데, 3월부터 유입이 급격히 줄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봉쇄로 각국이 관련 업무를 중단한 탓이다.
1990년 통일로 인구 8천만 유럽연합(EU) 최대 인구대국이 된 독일은 낮은 출산율과 심각한 고령화에도 불구하고 인구가 꾸준히 확대돼왔다. 2011년 인구 8022만명으로 8000만명 붕괴 위기에 몰렸으나, 이주민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정책을 폈다. 2015년 하반기에는 시리아 내전 등으로 발생한 난민을 대거 받아들이면서 인구가 단숨에 71만7천명 증가하기도 했다. 지난 8월 그리스 레스보스섬 난민캠프 화재로 1만명 넘는 이주민이 갈 곳을 잃자, 독일 정부는 유럽연합 국가 중 가장 적극적으로 수용 의사를 밝혔다. 시민들이 난민을 적극 받아들여야 한다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독일은 2016년 출산율 1.5명으로 3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는데, 보육시설의 확대 등과 함께 출산 성향이 높은 이주민의 증가가 원인으로 꼽혔다.
최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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