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의 코로나19 백신 자료사진. AFP 연합뉴스
영국에 이어 미국에서도 코로나19 백신을 맞은 뒤 알레르기 반응을 보인 사례가 나왔다.
지난 15일(현지시각) 한 의료 종사자가 알래스카주 주도인 쥬노에 있는 바틀렛지역병원에서 화이자-바이오엔테크의 백신을 맞은 뒤 심각한 알레르기 반응을 보여 입원했다가 하루 만인 16일 퇴원했다고 미 언론이 보도했다. ‘50대 중년 여성’으로만 알려진 이 사람은 백신을 맞고 약 10분 뒤부터 얼굴이 붉어지는 등 알레르기 반응을 보였다. 곧장 응급실로 옮겨졌을 때 이 사람은 호흡이 가빴고 심장박동도 올라갔다. 의료진은 알레르기 반응에 흔히 사용하는 에피네프린을 투약했고, 이 사람은 하룻 밤을 보낸 뒤 안정을 되찾아 퇴원했다. 이 사람은 다만 알레르기 반응 때문에, 정상적인 경우 3주 뒤에 맞는 백신 2차 접종은 받지 않을 예정이다.
화이자의 제리카 피츠 대변인은 이번 일에 대해 “지역 보건 당국과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당국자가 이날 알래스카 사례 관련한 기자회견에 동참하는 등 정부 차원에서도 비상하게 움직였다.
앞서 세계 최초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한 영국에서 첫날인 지난 8일 2명이 알레르기 반응을 보여 치료를 받았다. <워싱턴 포스트>는 백신이 이처럼 드물지만 심각한 반응을 일으키는 이유를 과학자들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화이자는 심각한 알레르기 반응 전력이 있는 사람은 코로나19 백신 임상실험에서 제외했고, 참가자들 중에 이러한 알레르기 반응은 없었다고 보고했다.
미 보건당국은 알레르기 반응 전력이 없는 사람은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15분 동안, 전력이 있는 사람은 30분 동안 관찰해야 한다고 안내하고 있다. 질병통제예방센터는 다른 종류의 백신에 심각한 알레르기 반응을 보인 적 있는 사람도 코로나19 백신을 맞을 수는 있지만 전문가와 반드시 상담하라고 권한다. 음식이나 애완동물 등에 가벼운 알레르기가 있는 이들은 코로나19 백신을 맞을 수 있고, 열이나 피로감, 두통, 주사부위 통증 등 일반적 부작용은 하루 이틀이면 사라진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미국은 지난 14일 의료 종사자와 요양원 등 장기보호시설 입소자·직원 등을 대상으로 화이자-바이오엔테크의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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