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발견된 변종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해, 전문가들은 현재 승인받은 코로나19 백신이 변종 바이러스에도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14일 영국 남부를 중심으로 기존 바이러스보다 전염력이 70% 강한 변종 바이러스가 발견돼 각국이 영국과의 교통편을 끊는 등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미국 정부의 코로나19 백신 개발 프로그램 ‘초고속 작전’의 최고책임자인 몬세프 슬라위는 20일(현지시각) <시엔엔>(CNN)과 인터뷰에서 현재 승인된 백신들이 변종 코로나 바이러스에 효과가 없을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백신들은 스파이크 단백질의 많은 다른 부위에 저항하는 항체를 사용하기 때문에 그것들이 전부 다 바뀔 가능성은 작다고 생각한다”며 “지금까지 (승인된) 백신에 내성을 지닌 단 하나의 변종도 있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지만 지금으로서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유럽연합(EU) 보건 전문가들이 모인 대책회의에서도 비슷한 의견이 나왔다. 옌스 슈판 독일 보건부 장관은 이날 <체트데에프>(ZDF) 인터뷰에서 “우리가 지금까지 아는 것에 비춰볼 때 변종은 백신들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전했다. 슈판 장관은 유럽 보건 당국과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특히 화이자 백신이 변종 코로나19 바이러스에 효과적이라고 밝혔다. 화이자 백신은 영국과 미국에서 접종을 시작했고, 유럽연합도 긴급사용 승인을 앞두고 있다.
변종 바이러스의 등장이 예상했던 일인만큼 과도하게 불안감을 가질 필요가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백신이 광범위하게 접종된 뒤 이를 뚫고 탈출한 변종 바이러스가 발생했다면 매우 심각한 상황이 맞지만, 아직 그런 단계가 아니라는 것이다.
미국 프레드 허치슨 암연구센터의 진화생물학자 제시 블룸 박사는 <뉴욕 타임스>에 “단 하나의 강력한 변종 바이러스가 순식간에 모든 면역 체계를 무력화할 수 있다고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며 “바이러스가 변이돼 면역 체계를 무력화하려면 수년이 걸리고 바이러스도 변이를 거듭해야 한다. 단번에 켜고 끌 수 있는 스위치처럼 일어나는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영국 정부는 화이자 백신 접종을 시작한 지 6일 만인 지난 14일 변종 바이러스 발견 사실을 발표하고 세계보건기구(WHO)에 통지했다.
독일과 이탈리아, 네덜란드, 벨기에, 오스트리아, 아일랜드, 루마니아 등 유럽 각국이 영국발 항공편 왕래를 금지했고, 콜롬비아와 엘살바도르 등 중남미 국가들도 영국에서 오는 입국을 금지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최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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