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코로나19 영향으로 텅 빈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케이프타운 국제공항에서 한 승객이 홀로 걷고 있다. 케이프타운/로이터 연합뉴스
영국의 변이 코로나19 바이러스와는 다른 변이 바이러스가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에서 발견돼, 전문가들이 조사중이다. 영국 변이 바이러스보다 더 전염력이 세고, 코로나19에 걸렸다 회복한 이들을 재감염시킬 수 있다고 우려한다.
23일(현지시각) <가디언> 보도를 보면, 남아공에서 변이 코로나 바이러스 조사를 이끄는 리처드 레셀 박사는 “우리 자료를 영국 것과 비교하면, 이 (남아공) 변이는 사람 간 전염이 (영국 변이보다) 약간 더 효과적”이라며 “영국 변이보다 더 우려되는 점들이 있다”고 말했다. 남아공 변이가 코로나19에 확진됐다가 회복한 사람들을 “재감염” 시킬 수 있고, 현재 개발된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내성이 더 강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하지만 이런 내용은 아직 조사 단계로 확정된 사실이 아니며, 영국 변이와 마찬가지로 남아공 변이 역시 훨씬 심각한 증상을 유발하거나, 다른 치료법을 요구하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러셀 박사는 “모든 질문에 답하기 위해 연구실에서 신중하고 체계적인 작업을 진행 중이다.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남아공 변이는 현지 연구진이 정기적으로 시행하는 코로나19 검사를 통해 발견됐다. 의료시설 50여 곳에서 수집된 샘플 200개에서 이 변이가 나타났다. 애초 해안 지역에 국한됐으나 내륙으로 확산하는 추세다. 남아공 과학자들은 “이 변이가 빠르게 퍼져, 몇 주 안에 동부 케이프 지역과 서부 케이프 지역에서 지배적인 바이러스가 됐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18일 즈웰리 음키제 남아공 보건장관은 성명을 통해 전문가들이 지난 2개월 동안 수집한 샘플에서 특정한 변이 바이러스가 갈수록 지배적으로 나타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남아공 변이 바이러스는 이전 변이보다 세포에 더 잘 결합해 들어갈 수 있어 더 쉽게 전염될 수 있다. 남아공 과학자들은 “변이의 전체 특성은 아직 파악하지 못했지만, 다른 바이러스를 빠르게 대체하고 있는 것을 보면 이 변이가 강한 전염성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남아공 변이 바이러스로 인해 독일 등 최소 5개국이 남아공과의 왕래를 금지하는 조처를 내렸다. 이날 존스홉킨스대의 코로나19 통계를 보면, 남아공은 95만4천명의 확진자가 발생했고, 2만5천여명이 사망했다.
최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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