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현지시각)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이뤄지고 있다. 오슬로/EPA 연합뉴스
노르웨이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 이후 사망자가 33명으로 늘어난 가운데, 노르웨이 당국은 이들이 모두 75살 이상의 기저질환자들로 백신과 사망 사이에 직접적인 연관성은 없다고 밝혔다.
18일(현지시각) <블룸버그>는 노르웨이 의약청의 스타이너 마센 의료국장이 “분명히, 대부분의 환자들에게 코로나19가 백신 접종보다 훨씬 더 위험하다”며 백신 접종과 죽음 사이의 관계를 증명하는 것은 어렵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노르웨이의 사망자는 모두 75살 이상의 고령으로, 전원 심각한 기저 질환을 갖고 있었다. 이들은 화이자-바이오엔테크가 만든 코로나19 백신의 첫 번째 접종을 받았으며, 얼마 뒤 사망했다.
노르웨이 당국은 보고된 사망자 수(33명)가 요양원 환자 1000명 중 1명 꼴에도 미치지 못한다며 “놀라운 수준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노르웨이는 지난달 말부터 유럽연합(EU)으로부터 백신을 받아 고령의 요양원 거주자들을 대상으로 우선 접종에 들어갔다. 이날 오후까지 요양원 거주자의 거의 대부분인 4만8천명이 접종을 마친 상태다.
다만, 노르웨이 당국은 발열·메스꺼움 등 백신 접종으로 인한 부작용이 사망자의 기저 질환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은 열어놨다. 마센 국장은 “어떤 경우에는 백신 접종 부작용으로 기저질환이 악화할 수 있다”며 “이를 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5일 노르웨이 보건 당국은 코로나19 백신 접종 이후 23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며, 심각한 질병을 가진 고령층에게 백신 접종이 위험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이후 사망자 수는 33명까지 늘었다. 독일과 이스라엘 등에서도 백신 접종 뒤 사망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이 경우도 직접적인 인과 관계가 밝혀지지 않았다.
백신 전문가들은 고령의 기저 질환자들이 먼저 백신을 접종한 뒤 사망할 경우 혼란이 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백신과 죽음 사이에 직접적인 관계가 있지 않더라도, 이들의 죽음으로 인해 백신에 대한 신뢰가 깎일 수 있다는 이유였다. 키프 탈보 미 밴더빌트대 교수는 “허약하고 늙은 사람들은 종종 죽는데, 사람들은 이를 생각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백신을 접종하고 있는데, 사람들은 백신이 자신들을 죽인다고 생각할까 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최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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