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군인들이 16일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수 발생한 타이베이 완화지구 방역에 투입되기 전 대기하고 있다. 타이베이/로이터 연합뉴스
코로나19 방역 모범국으로 꼽히던 대만에서 최근 사흘 동안 전체 확진자의 3분의 1에 이르는 700여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방역에 다소 느슨했던 대만 당국은 실외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휴교 조처를 하는 등 방역 강화에 나섰다. 19일 0시부터 유효한 대만 거류증을 소지하지 않은 외국인의 입경은 중단된다.
18일 대만 정부 발표 기준 통계를 보면 이날 기준 대만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2260명이다. 대만 인구는 한국의 절반 수준인 2350만명인데,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한국(13만2천여명)의 50분의 1 수준에 그치고 있다.
대만의 하루 확진자 수는 올 들어 계속 10명 이하를 유지해왔는데, 지난 6일 확진자가 13명이 발생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급기야 15일과 16일과 17일에는 각각 185명, 207명, 335명으로 수직 상승했다. 15~17일 사흘 동안 전체 확진자의 3분의 1에 이르는 727명이 발생한 것이다. 18일에도 확진자가 국외 입국자 포함 245명이 보고됐다.
방역 수준이 느슨한 가운데 변이 바이러스가 퍼지면서 감염이 확산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수도 타이베이에서 발생한 사례 중 상당수가 유흥업소에서 비롯됐다. 특히, 인구가 몰려 있는 북부 지역에 확진자가 집중되면서 대만 당국은 타이베이시와 신베이시의 방역 경계 등급을 이달 28일까지 최고 등급 바로 아래인 3급으로 상향했다. 외출할 때도 마스크를 쓰도록 했다. 실내에서는 5명 이상, 실외에서는 10명 이상의 사적 모임과 종교 행사 등을 금지했다. 술집과 클럽, 체육관 등도 폐쇄했다. 학교와 유치원도 18일부터 2주 동안 휴교에 들어갔다.
갑작스러운 확진자 증가에 놀란 시민들은 식품과 휴지 등을 사재기하고, 백신 접종에도 나서고 있다. 대만은 지금까지 백신을 맞은 시민이 전체 인구의 1% 미만이라고 <시엔엔>(CNN)이 전했다.
최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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