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이 23일 미국·아시아 거래소 후오비의 서비스 일부 축소 소식 이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로이터 연합뉴스
대표적인 암호화폐(가상화폐) 비트코인이 각국 정부의 규제 강화 우려에 따른 일부 거래소의 서비스 축소 발표로 10% 이상 하락하는 등 암호화폐들의 하락세가 이어졌다.
암호화폐 정보 사이트 코인데스크의 집계 기준으로 비트코인 가격은 23일 오후 7시(미국 동부시각)께 3만3964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1일 최고가보다 12% 이상 낮은 가격이다.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오전 한 때 3만2천달러 아래에서 거래되면서 지난달 중순 6만4천달러의 절반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이에 따라 최고 1조달러를 웃돌았던 시가총액도 40% 가량 줄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22일 새벽 ‘암호화폐를 지지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트위터에 올린 뒤 비트코인 가격이 상승세로 돌아서기는 했으나, 이후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고 미국 <시엔엔>(CNN) 등이 전했다.
시가총액 기준으로 비트코인에 이어 두번째인 이더리움도 21일 최고가(2767달러)보다 25% 가량 떨어진 2093달러 수준에서 이날 저녁 거래됐다. 머스크가 적극 밀고 있는 도지코인도 24시간 기준으로 11% 떨어진 0.3달러 수준에서 거래됐다.
최근 암호화폐는 중국과 미국의 규제 강화 여파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주말의 하락세는 미국과 아시아에서 암호화폐 거래소를 운영하고 있는 후오비가 몇몇 국가에서 선물 거래 등 일부 서비스를 중단한다고 밝힌 여파가 크다. 이 회사는 규제 우려 등에 따라 중국에서 코인 채굴 호스팅 서비스도 중단한다고 밝혔다고 코인데스크가 전했다.
암호화폐 투자심리 분석 플랫폼 ‘트레이드 더 체인’의 닉 맨시니 분석가는 “후오비의 발표 이후 투자심리가 지난 19일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고 이어 가격 하락세가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앞서, 중국 국무원 금융안정발전위원회는 21일 회의에서 금융 시스템을 보호하기 위해 더 강력한 단속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중국은행업협회, 중국인터넷금융협회, 중국지불청산협회 등 세 기관은 지난주 초 공동으로 발표한 ‘암호화폐 거래 및 투기 위험에 관한 공고’에서 암호화폐 사용 불허 방침을 거듭 강조한 바 있다. 미국 재무부도 1만달러 이상의 암호화폐를 거래하는 기업은 반드시 국세청에 신고하도록 함으로써, 규제에 동참했다.
신기섭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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