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셉 윤 전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지난해 12월21일 <한겨레>와 화상 인터뷰를 하는 모습.
조셉 윤 전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지난 21일(현지시각)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통해 미국이 북한에 충분한 대화 신호를 보냈다며 “북한도 이 정도면 대화로 나와야 하고, 그렇게 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윤 전 대표는 23일 <한겨레>와 전화 인터뷰에서 이번 한-미 정상회담을 “한-미 사이에 북한·중국에 대한 시각차를 좁히고 많은 것을 주고받은 매우 성공적인 회담”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회담을 총평한다면
“전반적으로 매우 성공적인 정상회담이다. 그동한 한-미 사이에 시각차가 있었으나 이번 회담을 통해 차이를 좁히고 견해에서 접점 형성을 봤다. 회담 시간이 늦어질 정도로 두 정상의 개인적 친분도 쌓았다. 또한 과거 한-미 정상회담과 달리 이번에는 한국이 미국에 백신 파트너십, 반도체·배터리 등 대규모 대미 직접 투자, 기후변화 협력 등을 제공함으로서 ‘기브 앤 테이크’(주고 받기)가 많이 이뤄졌다.”
–한국과 미국 사이에 어떤 시각차를 말하나
“첫째는 북한 문제인데, 미국이 한국과 시각차를 좁히기 위해 많이 나아갔다. 공동성명에 2018년 남북 판문점 선언과 북-미 싱가포르 공동성명에 대한 존중을 넣었고, 남북 대화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또 ‘북한’이 아닌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표현을 썼다. 한국이 바이든 정부가 원하는 ‘북한 인권’을 공동성명에 넣는 데 합의한 것도 중요한 발전이다. 둘째는 중국이다. 공동성명에 대만해협과 남중국해 문제를 넣음으로써 한국이 그 지역에서 중국의 공격적 행동에 대한 국제 사회의 우려에 동참한 것도 중대한 움직임이다. 한국과 미국이 북한, 중국에 대해 비슷한 견해를 공유했다는 점은 매우 중요하다.”
–이번 회담에 대한 워싱턴 조야의 분위기는 어떤가
“미 정부 사람들의 얘기를 들어보니 모두 기뻐하고 있다. 한국이 중국에 대한 입장을 미국과 맞춘 것, 북한에 대해 외교가 필요하다는 점을 재확인한 것, 특히 44조원 넘는 대규모 투자 등을 반기고 있다.”
–바이든 정부의 대화 신호에 북한이 움직일 걸로 전망하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직접 서명한 싱가포르 공동성명을 존중한다고 미국이 밝힌 점은 대단한 일이다. 경험 많은 진짜 전문가인 성 김 대북특별대표 임명을 발표한 것도 대화 메시지다. 이 정도면 미국으로서는 (현 단계에서) 북한이 대화로 나오도록 하기 위해 충분히 했다고 본다. 북한은 대북정책 설명을 위한 미국의 접촉 제안에 응해야 하고, 실제로 움직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낼 방안은 안 보이는데
“그런 얘기(종전선언이나 제재 해제 문제 등)를 만나기도 전에 꺼낼 수는 없다.”
–바이든 정부가 실제로 북한과 대화 의지가 있다고 보나, 아니면 상황을 관리하고 있다고 보나
“대화 의지가 있고, 미국의 현 상황 또한 북한과 대화하기 좋다고 본다. 왜냐면 공화당은 전통적으로 북-미 대화를 반대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을 직접 만나기까지 했기 때문에 이제는 대화에 덜 반대할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웬디 셔먼 부장관, 커트 캠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인도·태평양조정관, 성 김 대북특별대표 등 북한을 담당할 팀이 괜찮다. 북한과 대화하기 많이 쉬워졌고, 대화를 시작하면 뭔가 이뤄질 가능성이 꽤 있다고 본다.”
–한국 정부 역할은
“미국이 정상회담에서 북한 관련해 한국의 역할이 있다고 인정한 만큼, 한국은 북한을 대화로 끌어오는 역할이 필요하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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