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인도 방갈로르에서 한 여성이 아이를 안은 채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대국민 연설을 시청하고 있다. 방갈로르/EPA 연합뉴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7일(현지시각) “18살 이상 전체 국민으로 코로나19 무료 접종 대상을 확대한다”고 밝혔다. 인도는 지난달까지 일일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40만명을 넘는 최악의 상황에서 최근 10만명대로 한풀 꺾였다.
<인디언 익스프레스> 등 현지 언론은 이날 모디 총리가 텔레비전 연설을 통해 연방정부가 전체 백신의 75%를 직접 관리하고, 오는 21일부터 18살 이상 전체 국민에게 무료 백신 접종을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인도에서는 45살 이상 성인에게만 백신을 무료로 접종하고, 18~44살 국민은 유료다.
모디 총리는 연방정부가 코로나19 백신 75%를 무료로 주 정부에 공급하고 나머지 25%는 민영병원이 갖게 된다고 말했다. 유료 접종을 원하는 국민은 민영병원에서 접종할 수 있도록 했는데, 이 경우에도 비용은 150루피(2300원)을 넘지 않도록 했다.
야권에서는 늦은 결정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인도 유일의 여성 주 총리로 최근 지방선거에서 승리해 모디 총리의 라이벌로 떠오른 마마타 바네르지 서벵골 주 총리는 본인 트위터에 “우리는 넉 달 전부터 무료 백신 접종을 요구했다. 총리의 늦은 결정이 많은 국민의 생명을 앗아갔다”고 말했다.
인도는 세계의 백신공장이라 불릴 정도로 의약품 제조 강국이지만, 백신 접종자는 수는 이날까지 약 2억3천만회에 그치고 있다. 전체 국민의 16% 수준이다. 인도 야권은 생산 부진과 부실한 백신 조달·가격 정책 때문에 백신 부족 사태가 빚어졌다고 비판해왔다. 지난 2일에는 대법원이 연방정부의 백신 정책에 대해 “임의적이며 비이성적”이라며 “백신 구매 이력 데이터를 제출하라”고 명령하기도 했다.
인도는 힌두교 축제와 선거 유세 등 영향으로 지난 3월 말부터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기 시작했다. 지난달에는 하루 확진자 수가 40만명을 넘는 등 정점을 찍었고, 서서히 둔화해 지난 6일에는 월드오미터 기준 일일 확진자 수가 10만여명으로 떨어졌다. 인도의 누적 확진자 수는 2900만명으로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2번째로 많다. 누적 사망자 수는 35만명이다. 최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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