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사람들] 와타나베 쓰네오 ‘요미우리신문’ 회장
“야스쿠니 신사의 본전 옆에 있는 저 류슈칸(전쟁기념관)은 이상하다. 군국주의를 부채질하고 예찬하는 전시품을 늘어놓은 박물관을 야스쿠니 신사가 경영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곳을 총리가 참배하는 것은 이상하다.”
일본 <아사히신문>이 발행하는 월간 <론자> 2월호에 실린 일본 <아시히신문>의 논설주간 와카미야 요시부미와 <요미우리신문>의 와타나베 쓰네오 회장 겸 주필의 대담 내용중 일부이다.
두 신문의 성향을 잘 아는 사람들은 언뜻 와카미야 주간의 발언으로 착각하기 쉽지만, 발언의 주인공은 일본 보수세력의 거두로 꼽히는 와타나베 회장이다.
유연한 인식의 전통 보수
전쟁 때 고참에 학대
군국주의에는 강한 반감 와타나베 회장은 이 대담에서 한발 더 나아가 “고이즈미씨는 정치를 하고 있는 것이지, 이데올로기 장사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국제관계를 책임지고 있는만큼 야스쿠니 문제로 중국, 한국을 적으로 돌리는 것은 ‘이제 적당히 하게’라고 말하고 싶다”라고 고이즈미 총리에 직격탄을 날렸다. 와카미야 주간은 지난달 30일 ‘브레이크를 밟은 보수의 거두’라는 제목의 장문의 칼럼에서 “대담에서 ‘어느 쪽이 <아사히신문>인지 모르겠다’고 내가 농담을 할 정도로 분위기가 달아올랐다”고 놀라움을 표시했다. 그도 그럴것이 와타나베 회장은 집권 자민당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이라크 자위대의 파병 여론을 주도하는 등 세계 최대 발행부수를 자랑하는 <요미우리신문>(1천만부)의 보수화를 진두지휘한 인물로 꼽힌다. 와타나베 회장의 ‘변신’에 대해 와카미야 주간은 “와타나베씨가 밟은 브레이크는, 스스로도 관여한 언론상황의 우경화가 지나쳐 위험수역에 진입한 것으로 간주했기 때문은 아닐까”라고 분석했다. 실제 <요미우리신문>은 “총리는 이제 참배를 중지할 수 없다”(2001년 8월)는 등 한국과 중국에 대한 압력을 비판하는 입장을 보이다 지난해 6월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 반대 사설을 게재한 이후 태도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와타나베와 같은 전통적 보수세력은 ‘군국주의 일본’마저 정당화하려는 <산케이신문> 등 강경 보수세력과 역사인식이 다르기 때문에 야스쿠니 문제에 대해서도 좀더 유연하게 나올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개헌, 일본 자위대의 법적지위 확보 등 일본 보수세력의 ‘염원’이 전쟁책임 문제에 발목잡혀서는 안된다는 게 이들의 인식이다.
와타나베 회장은 지난해 11월 여야3당 국회의원들이 발족한 ‘국립추도시설을 생각하는 모임’의 연구회 강사로 출석해 “(일본은 전쟁책임에 관해) 깔끔하게 처리해 외국에도 당당해질 수 있는 입장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올해 79살인 와타나베 회장의 개인적 전쟁 및 군대체험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태평양 전쟁에 참여한 그는 군에서 고참들로부터 부당한 학대를 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콜럼비아 대학 교수인 제널드 가치즈 교수, 엠아이티(MIT)의 리처드 사뮤엘스 교수 등 미국의 여러 ‘지일파’ 교수도 와카미야 주간에 보낸 메일에서 “와타나베씨는 보수일지라도 과거 군국주의 문제에 강한 반감을 가지고 있는 세대의 전형이다. 걱정스러운 것은 보수적인 젊은 세대에게 그런 생래적인 반발이 없다는 것은 아닐까”라고 말했다. 김도형 기자 aip209@hani.co.kr
전쟁 때 고참에 학대
군국주의에는 강한 반감 와타나베 회장은 이 대담에서 한발 더 나아가 “고이즈미씨는 정치를 하고 있는 것이지, 이데올로기 장사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국제관계를 책임지고 있는만큼 야스쿠니 문제로 중국, 한국을 적으로 돌리는 것은 ‘이제 적당히 하게’라고 말하고 싶다”라고 고이즈미 총리에 직격탄을 날렸다. 와카미야 주간은 지난달 30일 ‘브레이크를 밟은 보수의 거두’라는 제목의 장문의 칼럼에서 “대담에서 ‘어느 쪽이 <아사히신문>인지 모르겠다’고 내가 농담을 할 정도로 분위기가 달아올랐다”고 놀라움을 표시했다. 그도 그럴것이 와타나베 회장은 집권 자민당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이라크 자위대의 파병 여론을 주도하는 등 세계 최대 발행부수를 자랑하는 <요미우리신문>(1천만부)의 보수화를 진두지휘한 인물로 꼽힌다. 와타나베 회장의 ‘변신’에 대해 와카미야 주간은 “와타나베씨가 밟은 브레이크는, 스스로도 관여한 언론상황의 우경화가 지나쳐 위험수역에 진입한 것으로 간주했기 때문은 아닐까”라고 분석했다. 실제 <요미우리신문>은 “총리는 이제 참배를 중지할 수 없다”(2001년 8월)는 등 한국과 중국에 대한 압력을 비판하는 입장을 보이다 지난해 6월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 반대 사설을 게재한 이후 태도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와타나베와 같은 전통적 보수세력은 ‘군국주의 일본’마저 정당화하려는 <산케이신문> 등 강경 보수세력과 역사인식이 다르기 때문에 야스쿠니 문제에 대해서도 좀더 유연하게 나올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개헌, 일본 자위대의 법적지위 확보 등 일본 보수세력의 ‘염원’이 전쟁책임 문제에 발목잡혀서는 안된다는 게 이들의 인식이다.
와타나베 회장은 지난해 11월 여야3당 국회의원들이 발족한 ‘국립추도시설을 생각하는 모임’의 연구회 강사로 출석해 “(일본은 전쟁책임에 관해) 깔끔하게 처리해 외국에도 당당해질 수 있는 입장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올해 79살인 와타나베 회장의 개인적 전쟁 및 군대체험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태평양 전쟁에 참여한 그는 군에서 고참들로부터 부당한 학대를 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콜럼비아 대학 교수인 제널드 가치즈 교수, 엠아이티(MIT)의 리처드 사뮤엘스 교수 등 미국의 여러 ‘지일파’ 교수도 와카미야 주간에 보낸 메일에서 “와타나베씨는 보수일지라도 과거 군국주의 문제에 강한 반감을 가지고 있는 세대의 전형이다. 걱정스러운 것은 보수적인 젊은 세대에게 그런 생래적인 반발이 없다는 것은 아닐까”라고 말했다. 김도형 기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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