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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정년 연장해도 월급 안 깎아요” 일본 인력부족에 노인들 ‘귀한 몸’

등록 2023-07-17 15:53수정 2023-07-18 07:23

일본 도쿄 다마뉴타운 나가야마단지 안에 있는 카페 ‘후쿠시테이’의 모습. <한겨레> 자료사진
일본 도쿄 다마뉴타운 나가야마단지 안에 있는 카페 ‘후쿠시테이’의 모습. <한겨레> 자료사진
일본에서 두번째로 큰 화학회사인 스미토모화학은 내년부터 월급을 깎지 않고 정년만 60살에서 65살로 단계적으로 연장하기로 했다. 지금까지 이 회사는 60살 이후가 되면 희망자에 한해 재고용을 해왔다. 하지만 급여를 대폭 깎아 현역 시절의 40~50% 수준에 그쳤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정년을 연장하는 동시에 임금도 59살 때 받던 수준에 맞추기로 했다. 영업·제조·전문인력 등 전 직종이 대상이다. 그에 따라 현재 재고용 방식으로 일을 하는 60살 이상 직원은 내년 4월부터 임금이 두배로 늘어나게 된다. 이 회사의 60살 이상 비율은 3% 정도인데, 10년 안에 17%로 늘어날 전망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7일 ‘초고령 사회’(65살 이상 인구가 전체의 20%를 넘는 경우)인 일본에서 임금을 깎지 않고 정년을 연장하는 등 고령 노동자들이 의욕을 갖고 계속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심각한 ‘저출생·고령화’로 인력 부족 문제가 현실화되면서 ‘능력 있는 고령 노동자’를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시작된 것이다.

일본을 대표하는 전자 부품 기업인 무라타제작소도 내년 4월부터 ‘59살 이전 임금체계’를 유지하면서 정년을 65살로 늘린다. 일본의 최대 구리 생산회사인 제이엑스(JX)금속도 지난해 10월부터 생산직 정년을 60살에서 65살로 연장하면서 임금 등 처우는 기존 체계를 유지했다. 반도체 장비업체인 도와(TOWA)의 경우, 정년은 60살로 유지하되 새로운 재고용 제도를 시행 중이다. 60살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정규직 수준의 대우를 보장하는 조건으로 일할 기회를 주고 있다. 본인이 원하면 1년씩 계약을 통해 70살까지 근무가 가능하다.

기존 제도를 고쳐 주요 직책을 고령 노동자에게 맡기는 기업들도 있다. 일본 우동 체인인 마루가메제면은 올해 4월부터 현장 책임자의 연령 상한을 65살에서 70살로 확대했다. 일본 케이에프씨(KFC)도 점장 연령을 60살에서 65살로 5년 늘렸다.

일본 기업의 이런 움직임은 노동시장의 변화 때문이다. ‘저출생·고령화’와 함께 1990년대 전후 ‘거품경제’ 시절 대규모로 채용된 ‘버블 세대’가 곧 60살 정년을 맞게 되면서 인력 부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본의 싱크탱크 리크루트워크스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2040년 1100만명의 인력 부족이 전망된다고 밝혔다. 외국인 노동자 고용에 엄격한 일본에선 당장 노동력을 메우기 위해 기댈 수 있는 상대가 고령 노동자다.

이미 60살 이상인 일본 노인들은 정년이 연장되면서 노동시장에 상당수 진입해 있다. 60~64살의 고용률(취업률)은 2012년 57.7%에서 지난해 73%까지 치솟았다. 65~69살도 같은 기간 37.1%에서 50.8%로 절반을 넘겼다. 일본 정부는 1998년 60살로 정년을 의무화한 뒤 2006년부터 단계적으로 정년을 연장해 2013년 65살로 높였다. 이때 △정년 폐지 △정년 연장 △계속 고용 제도 등 기업이 상황에 맞게 선택하도록 했다. 기업들은 60살 이후 계약직 등 낮은 임금을 주며 고용을 이어가는 ‘계속 고용’(2020년 기준 76.8%) 방식을 주로 선택해왔다.

도쿄/김소연 특파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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