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에 고립됐던 우리 국민을 비롯한 현지 체류자들이 14일 저녁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해 공군 수송기(KC330) ‘시그너스'에서 내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스라엘 교민 대피가 한국보다 늦은 데다 비용까지 청구해 비판을 받은 일본 정부가 이번에는 자위대 수송기로 자국민을 무료로 대피시키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엔에이치케이(NHK) 방송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이 격화하면서 일본 정부가 아직 이스라엘에 남아있는 자국민을 대피시키기 위해 자위대 수송기를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18일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자국민을 대상으로 출국 의사를 조사하고 있으며, 출국 희망자가 일정 숫자 이상일 경우 이번 주 후반 자위대 수송기로 일본까지 대피시키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일본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자위대 수송기는 이스라엘에서 인접국인 요르단을 경유해 도쿄 하네다 공항까지 운항할 예정이며 탑승자들에게 비용은 청구하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자위대 C2 수송기와 KC767 공중급유 수송기 등 2대가 요르단에 도착해 있고 나머지 C2 수송기 1대는 동아프리카 지부티에서 수송 명령을 받을 경우에 대비해 대기 중이다.
한국 정부가 이스라엘로 급파한 공군 수송기(KC330) ‘시그너스'가 14일 저녁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 착륙했다. 이날 일본 대사관 직원이 함께 온 일본인들에게 수속 안내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앞서 15일 일본 정부는 이스라엘로 전세기를 띄워 자국 교민 8명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공항으로 대피시켰으며 이 대가로 1인당 3만엔(27만원)을 청구했다. 이는 하루 앞선 14일 공군 수송기로 이스라엘에 체류하던 한국인 163명과 일본인 51명, 싱가포르 국민 6명 등 220명을 무료로 한국까지 대피시킨 한국 정부의 대응과 비교되며 일본인들 사이에서 ‘대응이 늦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우익 성향의 산케이신문도 18일 사설에서 “자국민 대피 대응이 한국에 비해 늦지 않았는가”라며 후미오 내각의 늦은 대응을 지적했다. 산케이 신문은 “위기에서는 근소한 시간차가 명암을 가를 수 있다. 일본은 재작년(2021년) 아프가니스탄 교민 대피 작전에서도 사실상 실패했다”고 비판했다. 산케이신문은 “인도적 관점에서 일본인 동승을 허용한 한국 정부에 감사한다”고도 했다.
앞서 일본 정부는 비용을 청구한 것은 텔아비브 국제공항이 여전히 항공편이 유지되는 가운데, 일반 항공기를 이용해 이스라엘을 떠난 일본인들이 있어 형평성을 고려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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