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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화끈하지 않아서 아베 지지율 급락?

등록 2006-11-27 19:04수정 2006-11-28 10:11

아베 지지율 추이 마이니치신문 조사
아베 지지율 추이 마이니치신문 조사
집권 2개월만에 14% 떨어져 53%로
“주요현안 태도 모호…뭘하는지 알수없어”
고이즈미식 이미지정치 선호 부동층 이탈
‘3승1패.’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집권 이후 자민당이 4곳의 중의원 의원 및 현지사 선거에서 얻은 전적이다. 한·중 순방의 외교적 성과와 더불어 아베 정권의 순조로운 출발을 보여주는 잣대다. 하지만 집권 2개월이 지나면서 지지율이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다. 아베 정권의 행로가 고이즈미 준이치로 정권과 같이 순탄하지 않을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마이니치신문>이 25~26일 980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27일 보도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아베 내각 지지율은 53%로 겨우 절반을 넘었다. 정권 출범 직후의 67%에 비해 14%포인트가 떨어졌다. 거의 모든 연령대에서 감소세를 나타냈다. 40대와 60대에선 21% 포인트나 빠졌다. 같은 기간 <교도통신> 조사에서는 지지율이 56.5%로, 전달에 비해 6.2%포인트 빠졌다.

마이니치 조사에서 내각 지지율이 14%나 급락한 것은 역대 5번째다. 2002년 2월 고이즈미 준이치로 내각 때 다나카 마키코 외상 경질로 지지율이 24%포인트 떨어졌다. 2000년 5월엔 모리 요시로 총리의 ‘신의 나라’ 발언으로 20%포인트가 빠진 적이 있다. 이번 조사에서 집권 자민당 지지율도 9%포인트가 감소한 33%를 기록했다.

역대 3위의 높은 지지를 받으며 출범한 아베 정권이 ‘급강하’한 가장 큰 이유로는 ‘아베의 존재’가 잘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이 꼽힌다. 대부분의 주요 현안에서 ‘전략적 모호성’을 너무 내세우다 보니 아베의 지도력 자체가 의심받게 된 것이다. 마이니치 조사에서 집권 2개월 성적에 대해, ‘처음부터 기대하지 않았다’(33%), ‘기대 이하’(19%) 등 부정적 평가가 절반을 넘었다.

최근 우정 민영화에 반대해 자민당에서 쫓겨난 인사들의 복직을 둘러싼 당 지도부의 내분은 아베의 지도력에 더욱 상처를 입히고 있다. 그는 찬반 세력의 얘기에 귀를 기울이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지만, 양쪽의 노골적 설전 등 혼란을 방치하고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그가 이번 임시국회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는 교육기본법 개정 또한 이지메 자살, 국민과의 대화 조작, 필수과목 미이수 등 다른 교육 현안들에 밀려 빛이 바랜 상태다.

아베의 요즘 태도는 특히 우정 민영화 반대파를 적대세력으로 몰아치면서 중의원을 해산하고 ‘자객’까지 보낸 고이즈미 전 총리의 결단·돌파력과 큰 대조를 보인다. 고이즈미의 ‘극장식’ 이미지 정치에 매료됐던 부동층의 이탈이 두드러지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미쿠리야 다카시 도쿄대 교수(일본정치사)는 “아베 정권은 정책을 잔뜩 늘어놓기만 할 뿐 뭘 선택하는 건지 알 수가 없다”며 “아베의 대안이 없으므로 당분간 이대로 지속되겠지만 (지지율 급락은) ‘아베 이탈’이 시작되고 있다는 ‘옐로카드’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도쿄/박중언 특파원 park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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