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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오사카 홈리스의 대변인 야마우치 유시 “노숙자도 주민”

등록 2007-01-28 21:03

야마우치 유시
야마우치 유시
오기초 공원서 10년째 거주
전입신고 퇴짜맞자 법정투쟁
야마우치 유시(57)는 1998년께부터 일본 오사카시가 관리하는 기타구의 오기초 공원에서 생활하기 시작했다. 도박에 손을 댔다가 돈을 다 잃어버린 뒤 자살하려고 공원을 찾았다가 그대로 주저앉았다. 2000년부터는 아예 공원의 한 모퉁이에 텐트를 치고 삶의 둥지를 틀었다.

공원생활 3년째부터 야마우치는 노숙인을 지원하는 단체의 활동에 참가하면서 “그전에 살아왔던 50년 인생보다 훨씬 충실하게 살아왔다”고 한다.

야마우치는 2001년 2월 기타구의 노숙인 지원자주택에 주민등록을 했지만 시 당국은 직권으로 주민등록 말소를 통보했다. 이에 그는 2004년 3월 실제 살고 있는 오기초 공원으로 주소를 옮기는 전입신고서(주민등록)를 구청에 제출했지만 또 퇴짜를 맞았다. “공원에 사적인 공작물을 설치하는 것은 공원의 적절한 이용을 방해하는 만큼 주소로 인정할 수 없다”는 이유였다.

이때부터 야마우치의 법정투쟁이 시작됐다. 1심에서는 승리했으나 지난 23일 2심에서는 패했다. 지난해 1월 오사카지방재판소는 “객관적인 사실로서 생활의 본거지가 있는 한 전입신고서를 수리하지 않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판결했다. 그러나 2심은 “건전한 사회통념에 기초된 주소로서의 정형성을 갖추지 않고 있다”며 1심 판결을 뒤집었다.

그는 1심 판결 뒤 “주소가 그렇게 필요한 것이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그때마다 “주소라는 게 없어질 뻔한 상황이 되고서야 비로소 그 중요함을 깨닫게 되는 것이다. 주소가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대답했다.

그는 2심에서 비록 패소했지만 일본 언론의 집중보도 덕분에 홈리스로 불리는 일본의 노숙인들의 존재와 처지를 조금이나마 부각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후생노동성의 2002년 통계 기준으로 일본에는 2만5000명의 노숙인이 있다.

야마우치가 살고 있는 오사카시에서는 6600명의 노숙자들이 변변한 거처도 없이 경제대국 일본의 대도시 처마 밑을 헤매고 있다. 야마우치처럼 현재 공원을 ‘점유’하고 있는 노숙인은 500~600명에 달한다. 공원내 긴 의자 등에서 밤을 보내는 사람까지 합치면 훨씬 많다고 한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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