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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일 야쿠자 ‘기업형 마피아’ 닮아가네

등록 2007-02-25 20:47

일본 3대 폭력조직의 과점화
일본 3대 폭력조직의 과점화
관할권 다툼에 도심 총격전…기업 설립해 부동산·주식거래까지
수입원 다양화·음성화 경향
단속 피해 준조직원 늘리기도

지난달 5일 도쿄 미나토구 니시아자부의 대로에서 승용차에 타고 있던 조직폭력단 ‘스미요시카이’ 산하 조직의 간부가 라이벌 조폭 단원 2명으로부터 총격을 받아 숨지는 사건이 일어났다.

스미요시카이는 야마구치구미의 소행으로 단정하고 즉각 보복에 나서, 야마구치구미 산하 조직 사무실 3곳에 총탄 세례를 퍼부었다. 지난해 한건도 없이 잠잠했던 조폭(야쿠자) 사이의 피비린내 나는 총격전이 백주에 터져나와 시민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이번 총격전은 일본 최대 조폭조직과 2위 조직 사이의‘나와바리’(관할구역)를 둘러싼 분쟁이라는 게 일본 경찰의 분석이다. 2005년 조직 결성 90년을 맞은 최대 조직인 야마구치구미가 도쿄 진출을 본격화하는 과정에서 도쿄를 본거지로 삼아온 스미요시카이와 충돌을 빚었다는 것이다.

애초 도쿄의 번화가인 롯폰기와 긴자 등을 무대로 활동 중인 스미요시카이는 관할지역 일부를 도쿄의 다른 토박이 조직 ‘고쿠스이카이’에게 싼 임대료를 주고 빌려서 사용해왔다. 한 폭력조직 관계자는 <요미우리신문>에 “고쿠스이카이의 나와바리를 스미요시카이가 임대형식으로 지켜준 측면이 있어, 오랫동안 양쪽의 균형관계가 유지돼왔다”고 말했다.

그런데 2005년 여름 6대 두목 체제가 들어선 이후 염원이던 도쿄 진출을 본격화한 야마구치구미가 고쿠스이카이를 산하 조직으로 접수한 뒤, 임대료를 대폭 올리는 바람에 두 조직간 갈등이 첨예화했다. 도쿄의 유흥업소 밀집 지역은 안정적 수입을 올릴 수 있기 때문에 큰 조직들이 관할지역을 세분화해 나눠가지고 있다. 이들 조직은 자릿세나 보호세를 명목으로 음식점에선 수만엔, 성매매 업소나 위법 카지노 등에서는 수백만엔씩 뜯어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전통적 영업’을 위한 관할권 다툼이 이번 조폭간 충돌을 촉발시켰다. 그렇지만 일본 야쿠자들은 최근 마피아 못지 않게 수입원의 다양화, 교묘화, 음성화를 꾀하고 있는 것으로 일본 경찰은 보고 있다. 지난해 조폭 산하 기업이 상장기업의 가공 증자에 참여해 수천만엔의 이득을 챙겼다. 또 건설회사를 차려, 거기서 나오는 수입을 조직자금으로 활용하다 경찰에 적발됐다. 공공 공사 담합에 개입해 참여업체로부터 수주액의 일정액을 상납금을 받는 대가로 답합에 참여하지 않는 업체의 공사 입찰을 방해하는 사건도 잇따라 관련자들이 구속됐다. 경찰청은 “폭력단이 활동을 은폐하기 위해 기업을 설립해 부동산 매매나 주식 거래를 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 야쿠자의 마피아화는 조직 구성의 변화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정식 폭력단원은 아니지만 폭력단에 협력하거나 폭력단의 위력을 업고 불법행위를 행할 위험이 있는 준조직원이 지난해 4만3200명으로 정식 단원의 수(4만1500명)를 처음으로 넘어섰다. 이들은 경찰의 집중 단속에서 벗어나 있기 때문에 단원보다 자금모으기가 수월한 것으로 알려졌다. 야쿠자의 부당한 금전요구에 대한 처벌을 강화한 폭력단 대책법이 시행된 1991년말(약 6만3800명)보다 정식 단원은 2만2천명 줄었으나, 준조직원은 1만5천명 이상 증가했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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