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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일본 휴대전화 소설 베스트셀러 속출

등록 2007-03-25 19:10수정 2007-03-25 21:19

일본에서는 휴대전화를 통해 소설을 쓰고 읽는 휴대전화 소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에는 수십만권의 판매부수를 올리는 휴대전화 소설도 등장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휴대전화를 통해 소설을 쓰고 읽는 휴대전화 소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에는 수십만권의 판매부수를 올리는 휴대전화 소설도 등장하고 있다.
빠른 전파력에 수십만권 판매
묘사 표현력 수준 낮아 비판도
도와(필명·26)는 지난달 하순 소설책을 출판해 작가로 정식 데뷔했다. 작품은 순애보를 주제로 한 <클리어네스>이다. 그러나 그가 글을 쓴 곳은 원고지나 노트북 컴퓨터가 아니다. 휴대전화 번호판이 그의 키보드였다. 엄지손가락으로 휴대전화 번호판을 눌러 글을 써서 휴대전화 소설사이트에 올린다. 그의 소설은 지난해 11월 제1회 일본 휴대전화 소설 대상을 수상했다.

일본에서는 몇년 전부터 도와처럼 작가지망생도 아닌 평범한 젊은이가 쓴 휴대전화 소설 붐이 일고 있다. 수십만부의 베스트셀러가 속출해 불황에 허덕이는 일본 출판계에 숨통을 열어주는 활력소 구실을 톡톡히 하고 있다. <아사히신문>이 자체 조사한 결과를 보면, 지난해 문예부문 연간 베스트셀러 1~10위 중 휴대전화를 발신지로 한 소설책이 3위 <연공>(124만부), 5위 <날개꺾인 천사>(120만부), 6위 <천사가 준 것>(40만부), 10위 <라인> (22만부) 등 4권이나 된다.

프로작가도 1만권을 넘기기 힘든 활자이탈 시대에 간단히 수십만권의 판매부수를 올리는 휴대소설이 수두룩하다.

휴대전화 소설을 지배하는 ‘작법’은 간단명료하다. 휴대전화 화면에 표시할 수 있는 문자가 일본어로 100자 정도이기 때문에 문장이 짧고 정경묘사도 적다. 대신 많은 경우 회화나 독백으로 구성된다. 내용은 대개 비련 끝에 연인이 죽는다는 순애보가 많다.

“나는…살아 있어도 좋은 것인가? 나는 이제 한번, 웃어도 좋을까?” <또 만나고 싶어서>라는 제목의 휴대전화 소설은 한 중학생이 씩씩한 소녀와 만나서 밴드활동이라는 삶의 보람을 맛보았으나 소녀의 죽음으로 다시 거친 세계로 빠져든다는 내용이다. 폭주족 출신의 24살 남자가 쓴 이 소설은 지난해 8월 출판돼 2개월만에 가볍게 10만부를 돌파했다.

휴대전화 사이트 ‘마법의 도서관’(http:4646.maho.jp/)에는 아직 완성되지 않은 것을 포함해 약 70만타이틀이나 되는 소설이 게재돼 있다. 반 년만에 두 배 늘고 서적화된 작품이 차례차례 이어지고 있다. 일반 소설과 다른 점은 전파력이 빠르다는 점이다. 중·고교 교실에서 누군가 소설을 보고 있으면 “뭐야, 뭐야”라고 물어보고 마음에 들면 그 자리에서 곧바로 전송받는 경우가 많다. 다시 책으로 출판되면 금방 팔리는 것도 이런 신속한 습득을 바탕으로 한 것이다.

그러나 묘사력이나 표현이 대부분 치졸해 “소설도 아니다”라는 비판이 만만찮다. 이 때문에 동일 작가가 두 번째, 세 번째 작품을 쓸 수 있느냐가 휴대전화 소설이 작품으로서 정착하는 가늠자라는 얘기도 나온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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