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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동방신기 음악·인간성, 일본이 녹았다

등록 2010-01-15 15:07수정 2010-01-15 19:16

동방신기, 5명 함께 일본활동 재개.
동방신기, 5명 함께 일본활동 재개.
지난해 음원 판매량 3위…수입 1000억원대 육박
2030부터 중장년층 팬 확보…노력·예의도 한 몫
해산설이 나도는 한국 출신의 남성 5인조 그룹 동방신기가 지난해 일본에서 시디(CD)와 음악 디브이디(DVD) 등 음악 소프트웨어를 가장 많이 판 가수 3위에 꼽혔다.

음악정보 회사인 오리콘이 전국 2만곳 이상의 소매점과 인터넷 통신판매점을 대상으로 가수별 매출 실적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2008년 12월29~2009년12월27) 동방신기는 68억엔(833억원)의 판매고를 올렸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5일 전했다. 2008년도 등외에서 비약적으로 도약한 셈이다. 여기에는 공연 및 방송 출연 수입 등은 포함돼 있지 않아 동방신기의 일본내 매출은 1000억원을 육박할 것으로 추산된다.

1위는 지난해 데뷔 10년을 맞이한 일본의 아이돌그룹 아라시(144억엔), 2위는 지난해 레코드대상을 2연패한 이그자일(129억엔)이 차지했다.

올 6월에 해산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고 있으나 일본내 동방신기의 인기는 오히려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일본내 소속사인 대형 연예기획사 에이벡스(AVEX)의 팬클럽에는 18만명에 가까운 일본인들이 가입해 소속 가수중 가장 많은 팬들을 확보하고 있다.

동방신기의 일본내 팬층은 40대 이상 아줌마와 할머니층이 많은 배용준 등 다른 한류스타와 달리 20~30대는 물론 중장년층까지 폭이 넓다는 점이 특징이다. 동방신기가 여느 한류스타보다 다양한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었던 데는 시청률 40% 이상을 자랑하는 (엔에이치케이)의 국민적 방송인 ‘홍백전’ 출연이 큰 계기로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들은 지난해 섣달 그믐날에 방송된 ‘홍백전’에 2년 연속 출연해 출연가수 누구보다도 많은 박수를 받았다. 엔카 가수, 록그 룹, 아이돌 그룹 등 각 장르의 스타들 30~40여개팀이 출연하는 홍백전은 여러 계층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어서 2008년 첫 출연은 일본내에서 동방신기의 존재와 진가를 일시에 확대하는 계기가 됐다는 것이다.

한일관계 전문가인 기미야 다다시 도쿄대 교수의 부인인 40대 중반의 기미야 마리코는 15일 <한겨레>와 전화통화에서 “3년전 딸아이를 통해 동방신기를 처음 알게돼 2년전 홍백전을 보고 본격적으로 빠져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가 보기에 동방신기는 ‘비주얼과 댄스에 치중하는 일본의 아이돌그룹과 달리, 음악 뿐아니라 열심히 하는 모습과 인간성이 전달된다’는 점이 매력이다. 게다가 예의바른 모습까지 예쁘게 보인다. 마치 동방신기를 자식처럼 끔찍이 생각한다. “현재 중3인 딸아이가 다른 그룹을 좋아한다면 말렸겠지만, 동방신기를 좋아한다니까 ‘그들만큼만 열심히 하라’고 말하고 있다.”

그는 한국과 일본 발매 시디와 공연 디브이디 등 동방신기의 음악소프트웨어는 모두 가지고 있고 지난해 6월엔 공연을 보러 한국을 직접 찾기도 했다. 그는 “동방신기가 외국에서 매출 3위의 성과를 올린 것은 그들의 노력의 결실이며, 그들의 음악과 인간성이 국경을 넘어서 일본에 파고들고 있다는 증거”라며 마치 자신의 일인양 기뻐했다.

동방신기는 자신들의 음악 전파라는 본연의 활동을 통해 한류의 전파자, 나아가 한국의 홍보대사 역할까지 영역을 확대하고 하고 있다는 점도 빼놓을 수없는 존재가치이다 . 기미야는 “동방신기를 통해서 한국 가수들을 알게 돼 지금은 신승훈, 빅뱅, 소녀시대의 노래도 같이 좋아하게 됐다”면서 “동방신기가 좋아서 한국을 공부를 시작했다는 사람들이 주변에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동방신기는 한국뿐아니라 아시아의 보물”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동방신기 멤버들 3명이 지난해 8월 한국의 소속사인 에스엠과의 계약내용이 부당하다며 계약가처분 신청을 제기하면서 해산설이 끊이지 않은 데 대해 한국팬들은 물론 일본팬들도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기미야는 “홍백전에 나온 동방신기의 모습은 예전과 달리 힘이 없어 보였다”고 걱정했다. 앞서 기미야는 지난해 11월 기자에게 이메일을 보내서 한국 언론들이 동방신기 해체위기에 더 큰 관심을 가져주길 부탁하며 소속사의 행태를 비판했다.

이 문제는 연예계의 낡은 체질이나 노동조건의 존재방식으로서 사회적 의미가 있음에도 한국에서는 결국 인기 아이돌 그룹이 일으킨 소동, 팬이나 젊은 세대의 일부 문제로밖에 인식되지 않은 것 같다. 소속사는 아시아팬에 대해 설명할 큰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들은 방치되고 있다.”

일본 언론들도 동방신기의 한국 소속사와의 갈등과 해체위기에 대해 크게 주목하고 있다. <마이니치신문>은 지난해말 동방신기의 소송과 이를 둘러싼 팬들의 반응을 석간 머릿기사로 보도했다. 우파잡지인 <주간신초> 최근호는 ‘동방신기 팬과의 만남 취소, 해산비지니스에 암운’이라는 제목으로 비꼬는 기사를 내보냈다. 기사는 한류 담당 잡지 기자의 입을 빌려 “지난해 12월31일 홍백전 출전 당시 동방신기 멤버들이 공연이외의 대기실 등에서는 서로 말도 하지 않고 눈도 마주치지 않았다”고 전했다. 또한 올 6월 일본 공연은 사실상 해산 콘서트가 될 것이고, 레코드 회사는 올해 2월 발매되는 첫 베스트 앨범을 사실상 마지막 앨범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잡지는 전했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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