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일본

[이 사람] “한·일 시민 연대, 아베의 우익 민족주의 대항해야”

등록 2013-09-12 19:27수정 2013-09-13 17:16

일본 사민당의 데루야 간토쿠
일본 사민당의 데루야 간토쿠
‘일본의 진보정당’ 사민당 중의원 데루야 간토쿠

국회에 개헌파 압도적 다수지만
여론은 집단적 자위권에 부정적
한일간 민족주의 부추기지 말고
평화우호 창조적 시민운동 펴야
“한·일 두 나라 시민들이 서로의 문화를 존중해 가며 아베 신조 일본 총리로 대표되는 우익 내셔널리즘(민족주의)에 대항할 수 있는 창조적인 시민운동을 해야 합니다.”

‘권영길과 나아지는 살림살이(나살림)’ 출범식 기조 강연을 위해 방한한 일본 사민당의 데루야 간토쿠(68·사진) 중의원이 10일 강조한 것은 우익 민족주의에 대항할 수 있는 ‘한·일 시민들의 연대’였다.

최근 ‘이석기 사태’로 위기에 처해 있는 한국의 진보 진영과 마찬가지로, 사민당으로 대표되는 일본의 진보진영도 쇠락하고 있다. 한때 자민당을 견제할 정도였던 사민당은 지난 중·참의원 선거를 거치며 의석 5석에 불과한 군소정당으로 전락했다. 데루야 의원은 자민당이 압승을 거둔 지난해 12월 중의원 선거에서 사민당이 배출한 유일한 지역구 당선자기도 하다.

일본 진보진영의 가장 큰 고민은 역시 개헌 문제다. 데루야 의원은 “아베 총리는 그동안 현행 헌법 아래서는 집단적 자위권의 행사가 불가능하다는 원칙을 지켜온 야마모도 쓰네유키 내각 법제국 장관을 경질하고, 이에 대해 찬성하는 고마츠 이치로 전 프랑스 대사를 앉혔다”며 “구체적으로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일본이 헌법을 개정해 평화국가로부터 전쟁국가로 향하고 있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헌법·탈핵·인권 등에 대해 비슷한 원칙을 가진 야당 세력이 재결집해 거대 여당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며 “이를 위해 사민당을 발전적으로 해체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현재 일본의 상황이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평범한 일본 시민들의 상식을 믿기 때문이다. 그는 “개헌파는 개헌 발의 기준을 기존의 재적의원 3분의 2에서 과반수로 하자는 헌법 개정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에 대해서 개헌파의 헌법학자들 사이에서도 반대의 목소리가 높다”며 “국회 내에선 개헌파가 압도적인 다수를 점하고 있지만 어떤 언론의 여론조사를 봐도 국민들은 헌법 개정과 집단적 자위권 행사에 대해 부정적 의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1945년생인 데루야 의원이 태어난 곳은 지금은 미국령인 사이판의 미군 포로수용소다. 오키나와 출신인 부모가 그곳에서 미군의 포로가 됐기 때문이다. 그는 “올 1월 오키나와의 기초단체장들과 지방의회 의원들이 도쿄에서 오스프리(미군 수송기)가 일으키는 문제를 비판하는 시위를 벌이자, ‘매국노’ ‘일본에서 나가라’며 욕을 하는 이들도 있었다”며 “이는 재특회 등 혐한단체가 한국인들에게 하는 것과 똑같은 말”이라고 말했다.

데루야 의원은 “오키나와인의 처지에서 볼 때 아베 총리의 (침략을 부정하는) 역사 인식은 절대 용서할 수 없는 것”이라며 “일본은 한국·중국·동남아시아 등 주변 국가와 사이좋게 지내야 하고, 식민지배에 대한 반성은 물론 두번 다시 전쟁을 하지 않는다는 맹세를 지켜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한국인들에게도 “이런 때일수록 서로가 민족주의를 부추기기보단 평화우호의 길을 모색해 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부탁했다.

글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사진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1.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2.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3.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4.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5.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