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일방적 방공구역 철회를”
동중국해 상공 정찰 강화키로
오가사와라도 방공구역 포함 검토
동중국해 상공 정찰 강화키로
오가사와라도 방공구역 포함 검토
중국 방공식별구역을 둘러싼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일본은 미국과의 공동 대응을 강조하면서 동중국해 상공에 대한 감시·정찰 활동을 강화하기로 했다. 또 현재의 방공식별구역을 수도 도쿄의 남쪽으로 길게 늘어선 오가사와라제도까지 확장하기 위한 검토 작업에 돌입했다.
오노데라 이쓰노리 일본 방위상은 27일 기자단과 만나 “일본은 미국과 같은 입장에서 대응하고 있다. 중국은 일방적으로 설정한 방공식별구역을 하루 빨리 철회해야 한다”는 기존의 입장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앞서 기시다 후미오 외무상은 26일 밤 존 케리 미 국무장관과의 전화회담을 통해 미-일이 이번 사태에 긴밀히 연대해 대응해 나가겠다는 방침을 확인했고,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도 에반 메데이로스 미 백악관 아시아담당 선임보과관과 만나 동중국해에 대한 경계·감시활동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방위성은 이를 위해 2014년 이후 오키나와 나하시에 조기경보기(E2C) 부대를 배치하고, 중국 공군의 움직임에 대응해 긴급이륙을 하는 F-15부대도 늘릴 예정이다.
이와 별도로 방위성은 현재 일본 본토에서 대만 서쪽 해상까지 길게 늘어선 일본의 방공식별구역을 동쪽으로 늘려 오가사와라제도 일대까지 확대하기 위한 검토 작업을 시작했다. 이것이 현실화되면 미-일은 최근 서태평양 일대로 활동 무대를 확장하고 있는 중국군의 움직임을 오키나와-센카쿠열도 지역에서 1차로, 오가사와라 제도-괌을 잇는 선에서 2차로 감시할 수 있게 된다. 오가사와라 제도에는 2차대전 당시 미-일 사이에 격전이 벌어졌던 이오지마가 포함돼 있다. 이 선이 확장되면 중국군의 움직임에 대응하는 전투기 부대는 자연스럽게 이오지마에 있는 항공자위대 기지에 배치될 것으로 보인다.
<요미우리신문>은 이에 대해 방위성이 “중국의 항공모함 랴오닝이 (최근) 서태평양으로 진출하기 시작한 것에 대비해 본토에서 멀리 떨어진 섬에 대한 방위 능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구역을 확대하는 시기와 관련해선 되도록 중국을 자극하지 않도록 신중히 접근해 나가기로 했다. 방송식별구역 설정은 방위성 훈령이어서 법률 개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도쿄/길윤형 특파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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