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러시아 카잔 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F조 독일과 3차전에서 한국이 2-0 승리를 거둔 뒤, 한국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반면 독일 선수들은 허탈한 표정을 짓고 있다. 카잔/EPA 연합뉴스
국제축구연맹(피파) 랭킹 1위이자 지난 대회 월드컵 우승팀 독일이 한국에 0-2로 패하며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예선에서 탈락하자, 일본 역시 “역사적 승리”라며 놀라움을 감추지 않았다.
일본 월드컵 축구대표팀 선수 가가와 신지는 한국의 독일전 승리에 대해 “이것이 월드컵의 어려움인가(라고 생각했다.) 동시에 한국의 자세는 우리들에게도 자극을 주었다”고 말했다고 <마이니치신문>이 28일 전했다. 가가와는 지난 19일 일본 대 콜롬비아 전에서 선제골을 넣은 일본 대표팀 에이스다.
일본은 조별 리그에서 콜롬비아에 승리하고 세네갈과는 비겼다. 일본은 28일 폴란드와 조별리그 예산 마지막 경기를 치르는데, 비기기만 해도 16강에 진출한다. 일본 선수들은 폴란드전 대비 연습을 한 뒤 한국과 독일의 경기를 텔레비전 중계로 지켜봤다고 일본 언론들이 전했다.
일본 언론들 역시 한국의 승리를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요미우리신문>과 <마이니치신문>은 “전 대회(2014 브라질월드컵) 우승팀 독일 조별 리그에서 탈락”이라며 경기 결과를 1면에 실었다. <요미우리신문>은 “독일이 옛 서독 시절을 포함해서 1차 조별 리그를 끝으로 모습을 감춘 것은 처음”이라고 경기 결과를 해설했다.
<아사히신문>은 “독일이 전반부터 공을 지배하며 공격했으나 슛에 정밀도가 떨어졌다. 한국이 후반 추가 시간에 2득점 하며 전 대회 우승팀 독일을 상대로 역사적 승리를 거뒀다”고 전다. 신문은 이어 “독일이 전반부터 공을 가져가고 또 가져갔지만 득점 냄새는 나지 않았다. 오히려 골 냄새를 풍긴 것은 한국 쪽이었다”며 대표적 사례로 전반 19분 정우영이 찬 프리킥을 들었다. <요미우리신문>은 “독일 선수들이 한국에 역사적 승리를 헌상한 뒤 망연자실하게 서 있었다”며 “독일은 대회 연속 우승을 노렸지만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형태로 끝을 맞이했다”고 전했다.
일본 누리꾼들은 이번 경기 결과를 전하는 기사에 독일의 골 결정력이 너무 떨어졌다는 댓글을 주로 많이 달았다. “독일 경기 너무 심했다“ “독일에 실망했다”는 반응이 많이 눈에 띄었다. “한국 축하한다” “골기퍼 조현우는 탐나는 선수” “한국에는 좋은 골키퍼가 많다”는 반응도 있었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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