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스 때 WHO 자문 오시타니 교수 닛케이 인터뷰 중국 외 감염증 전면 확대될 첫 국가 일본일 가능성
3일 일본 도쿄에 있는 절인 센소지 부근에서 사람들이 마스크를 쓰고 걸어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때문에 최근 일본에서 마스크를 착용하는 시민들이 늘었다. 도쿄/AFP 연합뉴스
중국 이외 국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전면적으로 확대될 첫 국가가 일본일 가능성이 있다는 일본 전문가의 지적이 나왔다.
2003년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 확산 당시 세계보건기구(WHO) 감염증 대책 자문역을 했던 도호쿠대학 오시타니 히토시 교수는 3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실린 인터뷰에서 “일본과 중국 간 사람들의 왕래를 생각해볼 때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에서 연쇄 감염이 이미 성립됐을 가능성도 있다. 어느날 돌연히 이제까지 보이지 않았던 (감염) 유행이 현저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초 발병지인 중국) 우한에서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속도로 감염이 확산되고 있다. (일본에서도) 10만명 이상 규모로 (감염이)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고도 말했다. 그는 “숨기는 게 아니라 이 규모라면 검사가 따라잡지 못해 셀 수 없는 게 현실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사스와는 달리 경증 환자나 바이러스에 감염됐어도 증상이 나오지 않는 사람이 상당한 비율이라는 점이 대응을 어렵게 했다”며 “사람 간 전염이 확대되는 연쇄 감염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잠복 기간에도 감염된다. (감염) 봉쇄를 목표로 하는 공중위생 당국에는 치명적이다. 지는 싸움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사스 때부터 17년이 지났다. 중국의 대응 능력은 향상됐다. 다만, 중국 정부와 중국 감염대책 센터에서 나오는 정보가 부족한 느낌”이라며 “최신 역학 조사 결과와 세계가 신속하게 알아야 할 정보가 학술 논문을 통해 알려지는 것이 늦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감염증은 인류가 경험한 적이 없는 전혀 새로운 유형의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증”이라며 “어떤 형태로 끝날지 모르지만 올여름 도쿄올림픽 때까지 수습될 가능성은 적다”고 말했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garde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