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6월 오사카에서 정상회담을 하면서 악수를 하고 있다. 오사카/교도 연합뉴스
오는 4월로 예정됐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일본 국빈 방문이 코로나19 확산 영향으로 연기됐다고 일본 정부가 공식 발표했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5일 오후 정례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대응을 최우선적으로 진행할 필요가 있고 시 주석 방일에 충분한 성과가 나오기 위해서는 양자가 충분한 준비를 할 필요가 있다”며 시 주석 방일이 연기됐다고 발표했다.
아베 신조 총리는 지난해 6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개최 장소였던 오사카에서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한 뒤 “내년에 벚꽃이 필 무렵 시진핑 주석을 국빈으로 일본에서 맞아, 일-중 관계를 다음 높은 곳으로 끌어올리고 싶다”며 시 주석의 국빈 방일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힌 바 있다. 당시 시 주석도 “아주 좋은 생각”이라고 화답했다. 이후 양국은 벚꽃이 만개할 무렵인 4월 시 주석 방일을 추진해왔다. 시 주석 방일은 2010년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영유권 분쟁 이후 한동안 악화했던 양국 관계의 개선을 상징하는 행사가 될 예정이었다. 중국 국가주석의 국빈 방일은 2010년 후진타오 주석의 방일이 마지막이었다.
코로나19 확산 뒤에도 양국은 표면적으로는 예정대로 시 주석 방일을 추진하겠다고 밝혀왔다. 그러나 양국에서 감염자 숫자가 점점 확대되자 양국 모두 공개적으로 말을 꺼내지 않을 뿐 행사 연기 분위기가 강해져 왔다. 아베 총리는 지난 29일 기자회견 때 “중국 국가주석 방일은 10년에 한 번 있는 일로 충분한 성과를 낼 수 있는 것이 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시 주석 방일 연기 가능성을 염두에 둔 발언이었다.
중국 외교부는 5일 “양국이 코로나19 대책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쌍방이 시 주석 일본 방문에 대해 최적의 시기와 환경 아래에서 실현해야 한다는 인식에 일치했다. 방문 시기에 대해서는 쌍방이 계속 긴밀히 의사소통해가겠다”고 말했다. 일본 안에서는 도쿄올림픽(7월24일∼8월9일) 이후 시 주석이 일본을 방문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많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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